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향후 파장에 각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직무와 관련하면 5만원 초과 선물을 금지하는 김영란법 규정으로 경조사 화환과 승진 축하 난 등이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화훼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화훼업계 일각에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업체들에게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하고 관리해주는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이 그것이다. 30일 서울 상암동에서는 화훼업계 종사자들이 대거 참여한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 행사가 열렸다.
"김영란법 위기를 기회로"
"9월 28일은 대한민국이 커다란 전기를 맞은 날입니다."
30일 낮 12시 서울 상암동 MBC 앞에 모인 화훼업계 종사자들의 얼굴은 절망보다는 희망이 가득했다. 이들은 "김영란법이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 화훼 업계에게는 커다란 시련을 초래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화훼인들은 꽃이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일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하며 위기를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화훼산업 위기, 기회로 만들자'라는 제목으로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화훼업계에서 추진하는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은 화훼업체와 기업을 연결하고 기업이 꽃을 요청하면 인근 업체에서 꽃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캠페인 초반임에도 기업 및 기관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사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명함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뽑아 20명에게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 한 달 체험권을 제공했으며, '영란씨 고마워요~' 피켓 들기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이벤트 등을 통해 테이블 꽃, 꽃 방향제 등을 증정했다. 문상섭 한국화원협회 회장은 "김영란법 취지에 공감하며 화훼업계에서도 비싼 꽃 선물이 아닌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꽃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기업과 기관이 편리하게 꽃을 즐길 수 있도록 꽃코디 서비스를 개발했고, 국민들이 일상에서 꽃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을 위한 꽃보다는 나와 가족을 위한 꽃으로"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은 지난해 9월부터 기획됐다. 화훼업계의 매출이 날마다 떨어지는 것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근 경기까지 위축되면서 지난해 1조원에 이르렀던 화훼업계 시장은 올해 8000억원대로 20%포인트나 떨어졌다. 게다가 1년에 유통되는 700만여개의 화환 가운데 30% 정도가 재사용되고 있어 더욱 시장은 어려웠다. 캠페인은 하루의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의 사무실 책상에 나를 위한 꽃을 놓고, 가정에도 나와 가족을 위한 꽃을 놓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인근 화훼업체는 기업의 '꽃 코디' 역할을 하게 돼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해 주는 것은 물론 꽃의 세팅과 관리부터 시든 꽃을 수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캠페인의 호응은 뜨거워 시작 한 달 만에 32개 업체 및 기관, 기업이 참여해 연말까지 총 2만2368테이블에 꽃이 배달될 예정이다. 캠페인은 '1테이블 1플라워' 홈페이지(www.1t1f.kr)에서 참여할 수 있다.
최성환 한국화훼생산자협의회 회장은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지친 심신을 달래주듯, 꽃 한 송이를 구매하는 것이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알리려고 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국민과 접점을 만드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뉴스1]
관련기사 ---> 공기업 등에 '맞춤화환' 선전 팩스 쏟아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직격탄을 맞은 화훼업계의 볼멘소리가 커지는 한편, 발 빠른 대처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김영란법 시행과 동시에 국회의원실과 각 언론사, 공공기관, 학교 등에는 화훼업계가 보낸 팩스가 쏟아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대부분 경조사비 상한액이 10만원으로 규정돼 있는 김영란법 맞춤 화환을 선전하는 내용이었다. 한 업체는 “인터넷을 통해서는 8월부터 김영란법용 화환 홍보를 시작했다. 8월에는 매출이 10% 감소했지만, 9월에는 35%가량 떨어졌다. 결혼식 등 경조사가 많은 9월에 매출이 떨어진 건 화환업계에 발 들인 후 올해 처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업체도 “주변에 물어보니 대부분 화환을 보내는 것보다 부조금 10만원이 더 낫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28일부터 국회의원실, 공기업 등에 팩스를 보냈다”고 말했다.
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8월 하순경부터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교원인사 선물수수 금지 공문하달로 난류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화환 주문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 온다”며 “화환업계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부분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재 꽃 시장의 한 상인은 “지난주에는 아예 화환을 받지 않고 다시 돌려보내는 경우가 몇 건 있었다. 10만원 미만인데도 받지 않았다. 시행 전에도 이런데 시행 후에는 어떻겠는가.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그동안 기본 화환의 가격은 10만·15만원대로 형성돼 있었다. 대기업 회장이나 고위공직자의 경우에는 20만~30만원짜리도 주문이 자주 들어왔다. 화훼업계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어쩔 수 없이 꽃을 재활용해 저렴한 5만원짜리 화환을 만들 수밖에 없어졌고, 소비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면 근조 화환이든, 축하 화환이든 관계없이 꽃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출처 : 환경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