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숲이 올 상반기에 진도에 조성된다.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은 8일 미국 유명 여배우 고(故)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의 제안으로 ‘세월호 기억의 숲(Sewol Memorial Forest)’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리플래닛은 지난 2012년 설립돼 기업·동문·연예인 팬클럽 등 단위로 모금을 진행하면서 ‘DMZ 평화의 숲’, ‘이효리 숲’ 등 10개국에 숲 74곳을 조성해왔다.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션 헵번은 트리플래닛에 “평생 아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에 헌신한 어머니의 뜻에 따라 역사에 세월호 희생자들이 영원히 남아 기억될 숲을 만들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플래닛은 모금을 9일부터 시작해 올 연말께 종료할 예정이며 오는 5월에 목표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1인당 모금 최소 금액은 5000원∼1만원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금은 홈페이지(sewolforest.org)를 통해 진행한다. 운영 비용은 션 헵번 가족이 지원하기로 했다.
기념 식수는 오는 10일 오드리 헵번 재단과 션 헵번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진도군 임회면 백동 무궁화 동산(1만5000㎡·4537평)에서 열린다. 416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일정상 기념 식수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숲 조성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궁화 동산에서 길러진 나무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4ㆍ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통과 여부에 따라 연말께 착공이 예정된 팽목항 인근 추모공원에 옮겨 심어진다. 무궁화 동산은 팽목항과 4.16㎞ 떨어져 있다. 세월호 기억의 숲에 세워질 현판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숲 조성 참여자 명단을 볼 수 있다. 트리플래닛이 조성한 숲의 나무에는 원래 ‘○○○나무’라고 적힌 팻말이 달리지만 “나무가 고사할 수도 있다”는 희생자 가족의 의견에 따라 나무에 이름을 붙이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같은 이유로 나무 수는 세월호 희생자를 감안한 ‘304’ 그루가 아닌 모금액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오는 16일에는 팽목항 일원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진도씻김굿과 분향소 헌화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