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내에 자연장묘시설 조성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성남시민들이 “당장 철회하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22일 성남시와 판교 입주예정자 등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판교신도시내 1만6000여㎡의 부지에 자연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대한주택공사를 시행자로 선정했다. 주공은 내달말 자연장 설치 공사를 시작해 내년 3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런 사실은 주공이 지난 6일 이 곳에 3200기의 유골함을 잔디 밑에 묻는 자연장 시설인 ‘성남판교 주제공원 시설물공사’ 전자입찰 공고를 내면서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판교 입주예정자들은 주민공청회도 없이 신도시 입주 전에 기습적으로 자연장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성남시도 지역에 이미 1만7000기 수용 규모의 납골당이 있고 내년 5월까지 5만기를 안치할 수 있는 추모시설이 추가로 건립되고 있어 더 이상의 장묘시설이 필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판교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센 것은 자연장 부지가 2005년 정부에 의해 납골시설인 ‘판교 메모리얼파크’ 조성이 추진되다 중단된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경기도와 함께 이 곳에 2008년까지 5만기 수용 규모의 봉안시설을 추진하다 두 기관 간에 부지 매입을 둘러싸고 생긴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백지화됐다. 판교 주민들은 “장묘시설 조성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주민들 모르게 다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치민다”고 했다. 성남발전연구소 이재명 공동대표는 “외곽도 아닌 도심 공원에 굳이 자연장(수목장)시설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의 영적의식세계를 행정력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무모한 발상”이라며 “공사를 강행한다면 상당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하수처리시설, 쓰레기처리시설, 납골시설 등은 최대한 신도시지역 내에 부지를 확보하도록 한다는 ‘지속가능한 신도시 계획기준’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주공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이미 2005년 판교토지이용계획에 납골시설부지로 지정돼 판교 청약자들도 장묘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알고 있다.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