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최근 반정부 시위로 인해 사라진 이집트 유물에 대한 거래를 경고했다. 유네스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국민, 미술품 중개상들에게 사라진 이집트 유물의 거래를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문화유산을 거래하거나 수입, 수출을 하기 전 기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인터넷을 통한 거래는 신중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집트 문화유산은 인류 역사와 이집트 역사에서 중요한 것"이라며 "문화유산이 부도덕한 자들의 손으로 사라지거나 손상을 입고 파괴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는 유엔과 세계관세기구(WCO),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등에도 사라진 유물을 찾기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앞서 이집트 정부는 지난 13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금박이 입혀진 투탕카멘왕의 목상 2점 등 총 18점의 유물이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투탕카멘상 등 이집트 유물 18점 사라져…70점 파손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벌이지는 동안 유물 18점이 사라지고 약 70점이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자히 하와스 유물부 장관은 13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때 타흐리르 광장 끝에 위치한 이집트국립박물관에 약탈자들이 들이닥쳐 금박이 입혀진 2점의 투탕카멘왕의 목상 등 유물18점을 탈취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약탈자들이 화재 비상계단을 올라가 국립박물관 지붕에 이르렀고 유리천장에서 로프를 타고 박물관 맨 위층으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카이로에서는 ‘분노의 금요일’을 선언한 시위자들이 대통령 관저를 포함한 수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이며 군·경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국립박물관 옆에 위치한 여당 당사가 불에 타는 등 혼란이 일었고 수십 명이 철조망을 넘어 박물관 내부로 일거에 침입하려고 시도했었다. 당시 유물 70점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어떤 유물이 사라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와스 장관은 국립박물관 데이터베이스국에서 18점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라진 유물 중 가장 귀중한 유물은 유일신을 도입한 소위 이단왕 아케나텐왕의 석회암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타레크 엘 아와디 국립박물관 관장은 “아케나텐 상은 미적인 관점에서 가장 귀중하다”며 “왕의 포지션이 독특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또 사라진 유물로는 아케나텐의 아들인 제18왕조 파라오 투탕카멘의 금박이 입혀진 목상 2점이며 이 유물 중 하나는 여신이 투탕카멘을 떠받치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투탕카멘이 배에서 작살을 휘두르는 상이다. 엘 아와디 관장은 이 상과 관련해 “배와 왕의 다리는 있으나 나머지 다른 부분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케나텐왕의 부인인 네페르티티 왕비상과 아마르나 시대의 공주 사암 머리, 귀족 유야의 장례 조각상 11점 등이 사라졌다. 유물부는 14일 도난당한 유물과 파손된 박물관 복구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관계당국은 지난달 약탈 당시 붙잡힌 수십 명을 상대로 유물 탈취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집트박물관에는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가면, 람세스 2세 동상, 파라오의 미라 등 유물들이 전시돼 있으며 한해 수백만 명의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유물부는 또 카이로 남부에 있는 다슈르 지역 왕 및 귀족들 무덤의 유물저장소에 도둑들이 침입했다고 밝혔으나, 아직 어떤 유물이 없어졌는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