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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49번 결혼한 여자

▶부모의 "결혼하라" 소리에 스트레스 받은 그녀
▶"도대체 결혼이 뭔데" 美 50개주 돌며 "퍼포먼스"

▶내년 5월 50번째 결혼을 앞둔 여자가 있다. 이름은 마리아 윤(한국 이름 윤보경·39), 미국 뉴욕주(州)에 산다. 마리아는 2001년부터 올해까지 총 49번 결혼을 했다. 무슨 사연일까. 마리아는 서울에서 태어나 7살 때인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녀의 부모는 세탁소를 하며 마리아와 동생 두 명을 길렀다. 마리아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쿠퍼 유니언 대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했고 1994년 졸업했다.

이후 뉴욕 "자연사 박물관"을 비롯해 여러 박물관에서 작품 설명을 하며 돈을 벌었다. 마리아는 시간 날 때마다 예술작품을 만든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조각이나 비디오로 표현하는 등 자칭 "행위 예술가"다. 2년 전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한복 입기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마리아가 30살이 되던 2001년, 그녀의 부모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마리아에게 줄곧 말했다. 처음엔 알겠다고 하고 지나갔지만 부모가 계속해서 "결혼하라"고 하자 마리아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마리아는 "도대체 결혼이 뭐기에 부모님이 그러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리아는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다양한 사람들의 결혼에 대한 견해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50개 주 전체를 돌며 실제로 결혼식을 해보기로 했다. 맨 처음 결혼을 한 장소는 결혼식을 간소하게 할 수 있다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였다.

마리아는 웨딩드레스 대신 평소 자신의 어머니가 "파티 갈 때 입으면 예쁠 것"이라며 만들어 준 한복을 입었다. 결혼을 할 상대는 연극배우였다. 마리아는 이 배우에게 다가가 "결혼식을 하는 퍼포먼스를 하며 작품도 만들고, 결혼에 대한 진지한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 나와 결혼해 주겠어요?"라고 말하며 먼저 프러포즈를 했다. 이 배우는 흔쾌히 응했고 목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 ▲ 그는 결혼식 때 절대 환하게 웃지 않는다. 결혼식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알래스카, 하와이, 와이오밍, 네바다주에서 한 결혼식 장면(1번부터). / 마리아 윤 제공
이 결혼 후 마리아는 뉴욕 맨해튼으로 돌아와서 이 퍼포먼스의 이름을 "Maria the Korean Bride(한국인 신부 마리아)"라고 짓고, 동부에서 서부 방향으로 각 주를 돌면서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차를 렌트해서 한 달에 8~10개 주를 방문해 결혼식을 올렸다. 돈이 떨어지면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돈을 모아 다시 결혼하러 갔다. 지금까지 들어간 총 비용은 17만5000달러. 버는 돈으로 모자랄 때는 몇몇 기업과 예술 단체에서 지원을 받았다.

신랑을 구하는 기준은 단 하나였다. 미혼(未婚)이어야 한다는 것. 49번의 결혼식이 모두 순탄하지는 않았다. 마리아는 2005년 위스콘신주에서 결혼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위스콘신에서는 한 공장에서 일하는 인부와 결혼을 하려고 회사 사장에게 먼저 퍼포먼스에 대해 설명을 하고 허락도 맡았다. 문제는 공장장이 마리아에게 "사장이 결정하든 말든 상관없이 나는 당신이 이곳에 있는 게 싫으니 나가라"고 말한 것. 그녀는 ""내가 과연 한복을 안 입은 서양여자였어도 저렇게 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인종차별을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마리아는 동네에서 파는 공장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구입해서 "이 티셔츠가 공장의 신랑을 대신하는 것"이라며 티셔츠와 결혼식을 했다. 그녀는 "티셔츠와의 결혼식"을 보며 사람들이 "미친 사람" 취급을 할까 봐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반응은 좋았다고 한다.

"신랑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신랑이 "너무 떨린다"는 이유로 갑자기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기도 했고, 결혼을 한 남성이 "결혼을 했는데 잠자리는 같이하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결혼을 하고 떠나려는 마리아에게 "내가 당신 결혼식에 몸만 빌려주고 결국 버려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매사추세츠에서는 결혼의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레즈비언과 결혼을 했다가 "당신에게 더이상 지원할 생각이 없다"는 메일을 받기도 했다.

9년간 알래스카·하와이를 포함한 미국 49개 주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니 1년에 5번 결혼을 한 셈이다. 그녀에게 마지막 남은 결혼식 장소는 뉴욕주다. 내년 5월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릴 생각으로 신랑을 찾고 있다. 이 결혼식을 마치면 결혼하면서 찍었던 동영상을 편집해 약 10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 예정이다. 마리아의 부모님은 "50번째 결혼은 한국 남자와 "진짜 결혼"을 하는게 어떻겠냐"며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마리아가 말했다. "결혼에 대한 진지한 의미를 찾기 위한 여행이 끝나가는데 마치 갓난아이를 낳은 기분이에요.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은 결혼이 "자유를 주는 행위",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만 성립되는 것"이라고 말했죠.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저의 진짜 결혼이요? 할지, 말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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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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