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경찰서 실종팀에 따르면 박 씨는 1988년 10월께 부산에서 남편과 이혼하면서 세살바기 둘째인 최 씨와 생이별하게 됐다. 당시 박 씨는 남편에게 "자식들을 3년만 키워주면 데려가겠다"고 했으나 이혼 직후 최 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취를 감췄다. 박 씨는 이혼한 지 5개월 후인 1989년 3월께 전 남편을 한차례 만났으나 그가 던진 "둘째를 잃어버렸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전 남편이 아들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거짓말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씨는 실제 1988년 12월24일 오후 11시께 경북 김천역 대합실에서 발견돼 근처 고아원으로 보내졌고, 이곳에서 15년가량 김모 씨로 살다 2005년 2월 독립했다. 전 남편은 둘째가 실종된 지 무려 16년만인 2004년 4월에서야 실종신고를 했고, 박 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안 것은 2007년 4월이었다. 경찰은 당시 박 씨의 DNA를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관된 실종아동들의 DNA와 대조했으나 이때는 어찌된 영문인지 일치하는 DNA가 없었다. 지난 10월 보건복지가족부 청소년보호 중앙점검단으로부터 재수사 요청을 받은 경찰은 박 씨의 DNA를 다시 채취,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한 결과 지난 6일 최 씨의 DNA와 99.99% 일치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경찰은 곧바로 충북 청주의 한 당구장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최 씨를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전하고, 끈질기게 설득해 이들 모자의 극적인 상봉을 이끌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