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교수/ 동국대학교불교대학원 장례문화학과 겸임교수●수목장, 말도 참 많다. 실상 말이 많다는 게, 유행처럼 이야기된다는 게 문제이다. 한 문화권이나 사회에서, 돌아가신 분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모실 것인가 하는 문제, 즉 장법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거나 도입되어 시행되고 정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수목장에 대한 담론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장법인 냥 회자되기도 한다. 물론 여러 면에서 이상적이다. 문제는 이상적인 만큼 현실성에 대한 검증, 즉 많은 국민들이 수목장을 쉽게 받아들일 것이며 행여나 또 다른 폐단을 만들어 내지는 않겠는가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선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은 분명 구분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것도 관점을 바꾸어 보면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고 또는 처음엔 이상적이었지만 나중엔 여러 폐단을 양산해 오히려 시행하지 않은 것에 못 미칠 수도 있는 것이다. 화장 후 납골방식의 하나로 제도화해 시행한 납골묘가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비근한 예이다. 최근의 수목장에 관한 성급함도 동일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거듭, 장법, 즉 죽은 자를 어떻게 모실
●전기성(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 겸임교수) 월간 「자치발전」2006년 12월호(‘한국자치발전연구원’ 발행)에 게재된 글을 필자가 일부 보완한 글입니다.● 추모 문화 시설 설치와 자치단체의 책임 전기성(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 겸임교수)◈Ⅰ. 왜 자치단체의 책임인가. 지난 10월 18일 정부가 제출한「장사등에관한법률」(이하 ‘장사법’이라 함) 개정법률안은 법률명칭을 「장사 등에 관한 법률」로 띄어 쓰고 산골(散骨)과 자연장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1961년「매장등및묘지등에관한법률」제정 후, 40년만인 2000년에 명칭이 「장사등에관한법률」로 개정됐으나 기본취지는 크게 변경되지 않았고 이번 개정안도 문제점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화장장을 예를 보면 전국 기초자치단체는 230개이나 화장장을 설치한 곳은 45곳뿐이다. 화장은 성격상 거리와 시간이 중요한데 단순한 계산으로는 185개 자치단체 주민은 불가분 이웃 자치단체의 화장장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제때 화장을 못해 3일장이 4일장이 되기도 하고, 개장할 때는 유골을 드럼통에 넣고 석유램프로 소각하는 패륜행위도 공공연히 벌어진다. 그러나 정책과 법, 제도는 화장장을 비롯한 추모시
●건양대학교 송현동교수/장례학● ‘묘지강산을 금수강산으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작한 우리나라 화장문화 운동은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2005년에는 최초로 화장(53%)이 매장(47%)을 앞질렀다. 그러나 화장의 증가는 한국 사회의 장묘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과 갈등, 그리고 또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화장률 급증에 따른 화장장 시설의 부족으로 이른바 ‘원정화장’이 느는가 하면, 장례를 연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산기슭 또는 중턱에 세워진 가족 납골묘는 매장 묘지보다 더욱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족 납골묘는 석물을 사용함으로써 결국 삼림과 자연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흉물이 된다는 것이다. 가족 납골묘는 장묘문화 개선운동 당시인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바람직한 묘지모델로 제시되어 권장하는 형태였다.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는 매장 중심의 장례문화를 화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매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가, 언론, 그리고 일부 시민단체의 무차별 공세 속에서 어느 누구도 감히 매장을 옹호하는 주장을 할 수 없었다. 매장 옹호자는 시대에 뒤떨어진
근래 우리나라에 수목장 열풍이 불고 있다. 법도 만들어지기 전에 수목장 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언론도 수목장 관련 보도를 쏟아낸다. 마치 수목장만이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를 대체할 유일한 방법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한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면, 매장·화장·수장 등 여러 장법이 사용된다. 매장과 수장이라는 장법은 한 번에 끝이 난다. 하지만 화장은, 납골 또는 산골하는 이차적인 방법과 공간이 필요하다. 강산에 유골을 뿌리는 산골은 삼국시대부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화장이 일반화되기 전,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화장하면 유골을 강이나 산에 뿌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세계적으로도 실로 다양한 산골 방법이 있고, 수목장은 그 여러 방법 중 하나다.누가 보아도 수목장은 자연 친화적인 장례로 손색이 없다. 그런데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다. 먼저 독일, 스위스 등에서 수목장이 성행하고 있다는 말은 지나친 과장이다. 필자는 근래 몇 해 사이 독일 5개 도시의 유명 묘지를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묘지 책임자들에게 “수목장 하는 곳을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답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 스위스의 숲은 평지이거나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