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결혼해서 잘 사는 모습을 보면 여한이 없을 터인데….”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던 말레이시아 청년이 장례식 현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올해 28세의 이 청년은 숨진 어머니의 관을 앞에 두고 12일 애절한 ‘사모곡’을 불렀다. 약식 결혼식을 올린 신랑 라잔은 “나중에 신부와 사원에서 정식 결혼식을 올릴 수 있지만 그곳에는 어머니의 주검도 없을 것”이라며 슬픔 속에서 결혼을 강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랑은 이처럼 차가워진 시신 앞에서라도 결혼을 해서 어머니의 한을 풀어주겠다는 효성을 드러냈다. 25살의 신부도 신랑의 뜻을 적극 따랐다. 그녀는 “슬프지만 어머니 앞에서 마지막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 있게 돼서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원래 결혼 예정일은 이달 30일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숨져 결혼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의 어머니는 새로 식구로 맞을 며느리의 예물을 준비하기 위해 외출했다가 10일 심장마비로 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