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스피스 완화의료 대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정작 병상 확보 등 인프라 구축은 미흡해 환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정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도 풀어야 할 과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호스피스 기관수는 79개로 지난해 해말(77개) 대비 2개 늘었고, 병상수는 같은 기간 1293개에서 1302개로 9개 증가했다. 대상자가 지난 4일부터 기존 말기 암 환자에서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과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간경화 등으로 확대됐음에도 입원시설은 늘지 않았다. 호스피스 이용 대상자가 말기암 환자로 한정됐을 당시에도 병상 부족 등으로 대기기간이 3주 이상 소요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병상수가 부족하다. 말기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해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예약 후 3주는 지나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에 위치한 경상대병원 관계자도 "현 시점 기준으로 약 3주 정도는 지나야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호스피스 병동을 예약했다가 이용하지 못하고 장례식장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주로 대상자 확대로 인한 환자들의 이용 편의가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환자 쏠림 현상도 풀어야 할 과제다. 실제 주요 대학병원 등의 경우 예약 대기 시간은 3주 이상이지만, 의원급 등 중소 의료기관은 대부분 예약후 1~5일 이내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중인 가정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정착되면 병상 부족 현상과 특정 병원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정형 호스피스를 담당할 의료인력 확보 방안 등의 대책은 내놓고 있지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출처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