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를 변주하는 주인공은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여미지식물원의 온실 안 선인장 정원에있는 높이 6m, 지름 4m의 30년생 "황변만년란". 지난해 10월부터 연초록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이 식물은 최근까지 계속 꽃을 피워내고 꽃이 진 자리에 열매를 맺는 최후의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다른 식물과는 달리 땅에 떨어지기 전에 가지에 달린 열매에서 새싹을 틔우는 게 특징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나무는 죽어가고 있지만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죽음과 삶"을 동시에 연출하고 있다. 콜롬비아가 원산지인 이 식물은 30년이 되면 개화해 열매를 맺은 뒤 서서히 생을 마감하는 일회 결실성 식물로 알려져 있다. 여미지식물원 관계자는 ""황변만년란"이 국내에서 꽃을 피워 생을 마감하는 장면은 보기 드믄 일"이라며 "앞으로 일주일 정도 남은 꽃봉오리를 터뜨린 뒤 서서히 쇠퇴해 죽음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