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행동과 (사)나눔은희망과행복 등 4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은 22일 3시 서울역광장에서 '2015 홈리스 추모제'를 개최했다. 빈곤과 차별, 무관심 속에 죽음을 맞은 노숙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는 올해로 15회째를 맞는다. 공동기획단은 홈리스의 생애기록를 담은 기록집 '생애조각을 모으다'를 배포하고 영상 상영회 등을 개최했다. 홈리스 법률상담과 증명사진 촬영행사, 노숙인의 경험담과 사회제도 등을 주제로 열린 달달토크쇼 등 노숙인의 자립과 시민들의 편견 해소를 위한 마련한 부대 행사에는 50여명의 시민과 노숙인들이 참가했다. 오후 5시부터는 올해 처음 서울역 광장에 마련한 시민추모관에서 홀로 길거리나 쪽방에서 죽음을 맞은 노숙인 47명에 대한 합동 장례식을 올렸다. 장례식에서는 노숙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가져온 목도리와 귀마개가 시민추모관에 모인 47개 위폐에 둘러졌다. 공동기획단은 문화제 행사를 마친 오후 6시쯤부터 시민단체회원과 노숙인 등 100여명과 함께 노숙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역 광장과 인근 지하도를 도는 추모 행진을 벌였다.
박사라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무연고자 또는 가족들에게 외면받은 일반 노숙인들은 죽어서 조차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화장장으로 향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추모기회조차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올해는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시민추모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크쇼에 참석한 대학생 홍현대(21·여)씨는 "허술한 사회안전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 계기가 됐다"며 "이 분들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우리 젊은이들이 노숙인에 대한 동정보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길까를 좀더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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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역 지하보도 내 시민추모관에서 ‘2015 홈리스 추모주간(이하 홈리스 추모주간)’이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14일 44개 노동사회복지단체들이 ‘2015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이하 공동기획단)’을 구성해 ‘2015 홈리스 추모주간 선포 및 시민 추모관 개관 기자회견을’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는 22일 진행되는 ‘2015 홈리스 추모제’에 앞서 홈리스 추모주간 사업을 선포하고, 시민들이 무연고와 홈리스 상태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홈리스 무연고 사망자 시민 추모관의 개관을 알렸다.공동기획단은 “홈리스추모제는 주목받지 못한 삶을 살다 그 죽음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나야 하는 홈리스들을 위로하고, 살아있는 이들의 과제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라고 의미를 알렸다.
공동기획단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매해 300인 이상의 홈리스가 빈곤속에서 죽고 있다.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사체의 인수를 포기한 ‘고립’사망자가 지속 증가해 지난해 한 해에만 1,000인을 넘어섰다.
특히 무연고자가 사망하면 빈소 마련 등 장례절차도 없이 곧바로 화장처리가 된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역시 75만 원에 불과한 비현실적인 장제급여(장례를 치르는 사람에게 지급되는 비용)의 문제로 장례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 공동기획단측은 “홈리스 사망자들은 ‘장례’조차 보장하지 않는 ‘사체 처리’를 통해 그 시신이 수습되고 있다.”며 “법적 연고자가 없거나 기능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생전의 동료들은 그들의 죽음을 애도할 기회마저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공동기획단은 공영장례제도의 도입과 기초생활보장 장제급여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 우건일 이사장은 “돌봐 줄 이 없다고 누군가의 사체가 일면식 없는 제3자의 손에 넘겨져서는 안된다.”며 “장례를 통해 남은 이들의 애도할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