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죽어서도 안식 못찾는 원혼

 
- 유텐사 명부에 1945년 일본에서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 박장서 씨의 무덤을 동생 박긍서(80) 씨가 가리키고 있다.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됐던 박장서 씨는 광복 후 귀국해 1954년 충남 청양군 자택에서 숨을 거둔 뒤 고향 땅에 묻혔다.
◆1944년 군속으로 일본 오키나와에 끌려갔다 이듬해 4월 미군 포로로 붙잡혔던 김상봉(85·부산 동래구 사직동) 씨는 광복 후인 1945년 12월 귀국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서는 ‘죽은 사람’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과 군속으로 강제 동원돼 사망한 한국인들의 유골이 안치된 도쿄의 절 유텐(祐天)사에는 그의 유골함이 보관돼 있다. 경기 포천시에 사는 김모(81) 씨도 유텐사에 유골함이 있다. 그는 유텐사의 기록 명부에 따르면 ‘1945년 5월 20일 사망’한 사람이다.◆

최근 유텐사에 보관돼 있는 한국인 유골 1135위(位) 가운데 남한 출신인 704위의 명부 중 일부를 확인한 결과 최소 7위의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났다. 유텐사에 유골이 있다고 기록된 7명 중 2명이 국내에 생존해 있고, 5명은 종전 뒤 한국으로 돌아와 사망했다. 유텐사 유골 중 엉터리 기록이 발견됨에 따라 1970∼2005년 총 10회에 걸쳐 유텐사에서 한국으로 반환된 유골 1193위 가운데도 신원이 뒤바뀐 유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산 사람을 죽었다니”=유텐사 유골 명부에 1945년 8월 24일 우키시마(浮島)호 침몰 때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는 박장서 씨는 1954년 12월 22일 고향인 충남 청양군 자택에서 사망했다. 박재봉 씨와 신동우 씨는 각각 1945년 3월과 4월 사망한 것으로 명부에 나와 있지만 귀국 후 각각 1985년 7월과 2000년 7월에 사망했다. 일본군으로 강제 징용돼 중국으로 끌려갔던 황호숙 씨와 김종림 씨는 유텐사 명부에 정확한 사망 시기는 안 나와 있지만 유골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황 씨와 김 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각각 2002년 12월과 1984년 3월에 사망했다.
유텐사에 자신의 유골함이 있다는 사실을 들은 김상봉 씨는 “일본군에 끌려간 것도 억울한데 죽지도 않은 사람을 죽었다고 표기한 건 내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일본 정부 기록 그대로 믿은 것이 화근=이번 사태가 발생한 데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지금까지 유텐사에서 반환된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는 검증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유골을 전달하는 과정은 일본 측에서 보관 중인 한국인 유골 명단을 한국 정부에 보내 주면 정부가 가족을 찾고, 반환을 원하면 일본에 이 사실을 알려 유골을 돌려받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이 종전 후의 혼란 상황에서 미군으로부터 넘겨받은 한국인 전쟁 사망자들의 유골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을 가능성이 낮으며 유골 중엔 합동 화장으로 분골된 것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처럼 정확한 유골 당사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유골과 유족들의 유전자(DNA)가 일치하는지 감정하는 조치를 취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일본 측에 DNA 감정을 요청한 적도 없다. 이에 대해 2004년까지 유골 반환 업무의 주무 부서였던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유골이 대량으로 귀국한 시기는 각각 240여 위와 900여 위가 들어온 1971년과 1974년”이라며 “당시에는 DNA 감정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을 때”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도 DNA 감정을 요구한 적이 없는 것에 대한 지적에는 “기본적으로 일본이 제시하는 자료가 맞는다는 전제 아래 유골을 반환받았다”며 “1990년대 반환된 유골은 소수였고 관련 협상에서도 일본 측의 조위금이나 사과 표명 같은 사안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졌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 말부터 구소련 등지에서 반환되는 자국민 유골에 대해 DNA 감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인 유골 반환에선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했다.
광운대 일본학과 김광열 교수는 “한국인 유골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방침은 무조건 빨리 정리하고 보자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일본 정부의 무성의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다시 검증해야”=‘엉터리 유골’이 확인되자 유족들과 시민단체들 사이에는 유텐사에 남아 있는 유골은 물론이고 이미 반환된 유골에 대해서도 정부에 공식적으로 DNA 감정을 요청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제강점하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는 앞으로 반환될 유골뿐 아니라 지금까지 반환된 유골에 대해서도 DNA 감정을 실시할 것을 정부 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 단체의 김인성 공동집행위원장은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 측에 구두로 이런 요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진상규명위 박성규 사무국장은 “앞으로 반환될 유골에 대해선 일부라도 유족 동의 아래 DNA 감정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텐(祐天)사
1718년 세워진 일본 도쿄 메구로(目黑) 구에 있는 사찰. 연합군총사령부(GHQ)의 지시로 한국 정부에 반환하고 남은 유골 중 일본 정부가 모았던 한국인 일본군 징용자와 군속의 유골이 안치돼 있다. 1945년 8월 5000여 명의 한국인 귀국자를 태우고 귀환하다가 폭발 사고로 침몰한 우키시마호의 한국인 희생자 유골도 보관돼 있다. 단일 사찰로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 유골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