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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가족사랑 뜻깊은 여정


♣ 9월21일 일요일 오후


드디어 전 가족 3대 6명의 의미 있는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일찌감치 오후 3시부터 공항으로 출발했다. 적당한 공항 주차장을 찾지 못해 몇 바퀴 돈 까닭에 5시경 도착한 인천국제공항은 언제나 변함없이 북적인다. 여름 바캉스도 아니고 추석이 지난지도 1주일이 지났는데 무슨 명분으로 일요일 오후에 이렇게 해외여행을 많이 갈까 ? 실은 우리가 그 축에 끼었으니 할 말은 없지만 대개가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이다. 한국은 참 살기가 괜찮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KAL 여객기라 스튜어디스들이 낯이 익고 언어가 잘 통해 일단 안심이다. 수 많은 여행객들 모두 절차를 마치고 탑승 후 2시간이 지나 공급된 기내식을 맛있게 먹고 어차피 밤 10시가 넘은 밤이므로 겸사 잠이 들었다. 내생애에서는 처음으로 장장 5시간 가량의 비행 끝에 현지시간 새벽 1시에 괌 공항에 도착했다. 섬나라 공항 시설이라 그냥 그런데다가 심야여서인지 로비가 복잡하지는 않으나 여행객들을 위한 공항 직원들과 택시기사들의 움직임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밤 근무에 수고하는 고마운 사람들이렷다. 입국 수속 절차를 마치고 이젠 여행객 모두가 스마트폰을 위한 로밍이 필요하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와이파이 수속은 필수. 한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한국 휴대폰 업체 서비스맨이 공항에서 접수와 처리에 분주했다. 제공된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최소한 구색은 갖춘 오랜 시설, 국내에서 잘 알려진 PIC (Pacipic Island Club). 일단 짐을 풀고 창밖을 내다보니 캄캄한 가운데 고층 건물의 불빛에 비쳐 저만치 바다인 듯한 풍경이 어렴풋이 눈에 잡힌다. 아직 3시가 안된 새벽이므로 못다한 잠을 자야 한다.


  

   

♣ 22일 월요일


아침 6시경 잠이 깼다. 드디어 괌에서의 첫날이다. 창밖을 다시 내다보니 도시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는 가운데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보였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 거기에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16층에서 내려다 본 호텔 경내에는 바다와 별도로 수영장이 보기 좋은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 4일간 우리 가족의 놀이터다. 호텔 내 식당으로 찾아가 아침식사. 중국식, 일식, 한식을 종합한 퓨전 뷔페식라 할까. 주위를둘러보니 거의가 한국인들이 가족여행으로 온 관광객들인 듯하다. 낯이 익지는 않지만 이곳까지의 여행 탑승 절차와 기내에서의 5시간을 함께한 일행들이 대부분일 터.


 아이들 수영복 등 해수욕 채비를 차린 후 드디어 수영장으로.....지금은 우리나라로 치면 늦여름이지만 기온은 높았으므로 해수욕이 낯설지 않다. 일단 바닷가로 향했다. 명목이 자유여행이라 작은 요트와 보트, 구명 튜브 등을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아들네는 준비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놀이를 시작했다. 때로는 보트를 타고 천천히 노를 젓기도 한다.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짐작하건대 일본사람, 대만사람, 한국사람, 홍콩사람, 기타 동남아 사람, 그리고 드물게는 서양사람 등 각지의 젊은 남녀들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속속 해변으로 모여 든다. 국적이 다른 젊은 여자들이 한곳에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도 나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다. 휴게소 벤치에 앉아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이 먼 외국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니 웬 30대 청년이 나를 보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가족여행 왔다고 했더니 자기 가족은 대만에서 왔단다. 참 세상은 넓고도 좁아 이 작은 섬으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와서 함께 휴식을 즐기는 세상이다. 나도 한국은 일단 잊고 멀리 또 가까이 바다 바라기에 빠져든다. 저 멀리서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는 그야말로 넓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발생한 순 진짜 태평양 바닷물이 아닌가. 그것을 이 먼 곳까지 와서 한가로이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어찌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여행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 휴식과 충전이란 것이다.


♧ 중식은 일식 부페를 선택했다. 작심하고 맛있게 많이 먹었다. 본전 찾으려고 미리 소화제도 휴대했으니까. 모두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물놀이를 즐기다가 배고픈 시간되니 식당에 다들 몰여온다. 남녀노소 가족들이 어울려 즐겁게 취향대로 마음껏 먹는다. 커피 한잔으로 식사를 마무리 했으니 다시 이제는 정식 수영장으로 향하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나는 피곤하기도 하여 숙소에 돌아와 일단 한숨 푹 자며 휴식. 한참 후 창 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상당히 맑은데도 소나기가 쏟아지는 진풍경. 그래도 수영장은 아랑곳 없이 그대로 모두들 수영을 계속하는 모양이다. 여기는 원래가 이런 날씨이므로 대수롭지 않은 듯. 창밖 푸른 하늘 뭉게구름을 보며 문득 두고 온 업무와 업계 사람들이 생각나다. 아직은 모든 것 잊은 진정한 휴식모드가 몸에 와 닿지를 않았나보다. 특별 서비스로 저녁 6시부터 경내 수중무대에서 펼치는 민속 갈라쇼 겸 부페 만찬. 주최측은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을 계속하면서 정비를 한 듯 짜임새 있는 기획과 연출이다. 원주민 '불쇼'를 비롯한 갖가지 민속 쇼가 한 치의 틈 새도 없이 한시간 가까이 계속되었고 풍부하게 마련된 메뉴로 마음껏 포식. 공연을 마치고 나서 돌아가는 관객들을 위해 마무리 서비스로 보여주는 영상 쇼를 바라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이 넉넉하여 가족 모두는 쇼핑센터로 나들이를 가고 나는 TV 모니터가 최신형인 듯, 궁금하기도 하여 f리모컨을 켜 보았다. 마침 국력의 상징, 한국방송 채널을 발견하여 돌려 보았더니 삼성제  TV화면에서는 한국듀엣 가수를 모델로 한 광고가 일단 전개된다. 그러고 나서 KBS월드뉴스와 YTNTV를 선택하여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 머나 먼 이곳 태평양 섬에서 한국에서나 마찬가지로 국내 뉴스를 실시간 볼 수 있다니 조국 대한민국의 국력이 새삼 뿌듯하게 다가온다.

 

  


♣  23일 화요일


아침식사 후 미리 예약된 렌터카로 본격 괌 일주 여행 시작. 렌터카는 성능이 좋은 2000CC급 신차였다. 아담한 시가지는 비교적 깨끗하게 정비된 느낌이다. 먼저 '과일나라 (fruitsland)'란 곳에 도착했다. 일본인 정착민이 운영하는 대형 과수원이자 주차장과 매점 겸 사무실을 갖춘 넓은 농장이다. 주인인 듯 여자가 나와 주차를 안내한다. 매점에 들어가니 각종 과일을 원료로 한 크림과 음료수, 그리고 로고를 새긴 어린이용 의류 등을 진열한 모습이다. 이곳에서도 이벤트가 있는데 야자 깨기. 과일 실컷 먹기. 과일나라 열차로 경내 일주하기 등이다. 관광객이 일정 수가 모일 때까지 지체하는 듯하더니 드디어 원주민 여자가 한 사람 앞에 나타나 큰 야자열매의 모양과 용도를 설면하면서 속을 긁어내고 살을 보여 주고 그것을 쥐어 짜 하얀즙이 나오는 모습과 함께 간단히 맛을 보인다. 야자열매 씨를 보여 주는데 신기하게도 그 모습이 꼭 해골과 같다. 이윽고 다른 식탁으로 옮기니 이곳에서 산출되는 각종 열대과일을 먹기 좋게 썰어서 나열해 놓고는 뷔페식으로 마음대로 가져다 먹으라고 한다. 말하자면 과일 부페다. 좀 있다가 마지막 이벤트, 우리나라로 말하면 경운기에 좌석차를 3개 연결한 듯한 개조차로 농장 경내를 돌아준다. 눈에 보이는 것은 각종 대형 화초와 열대나무들이 무질서하게 자라고 있는 숲속 아스팔트 도로를 천천히 운행하는 동안 숲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다. 원점으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무슨 과일즙과 얼음으로 칵테일 한 음료수 한잔씩 시음으로 이벤트는 끝.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데 멀리 한국에서 홍보문으로 보기에는 별난 세상 신기한 이벤트로 관심을 가지게끔  마켓팅을 한 것이다. 이 섬에 정착한 일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과일 농장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한차례 이상 다시 올 가능성이 없는 1회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 이벤트인 셈이다. 어쨋든 언제 어디서나 머리를 써서 수입 올릴 줄 아는 사람이 제일이다.


          

          

         


다시 해안을 따라 일주를 계속한다. 어디쯤 왔을까... 갑자기 눈에 들어 온 묘지를 보고는 정신이 번쩍 들어 동영상을 잠간 찍었다. 기왕 멀리 태평양 섬나라로 관광 오는 김에 묘지 시설 하나 쯤 반드시 보고 가리라 작정한 것이다. 직업의식이다. 비는 계속 퍼 붓는 가운데 어느 도로변 조그만 커피숍이 눈에 띄어 휴식 겸 차를 주차하고 들어갔다. 원주민 소녀 둘이 커피와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잠시 기념사진 하나 찍었다. 그들에게 물어서 해변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아 고급 주택가 뒤쪽에 전개된 바다를 모처럼 한가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바로 눈앞에 바다가 파도치는 풍경에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도로를 따라 달린다. 비는 폭우로 변하고 그래도 차는 계속 달리다가 어느 큰 나무 아래에 잠시 차를 멈추고 억수같은 비를 감상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공원인 듯, 휴게소인 듯 의자가 몇 개 있고 바다로 통하는 길목이 보인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두어 커플이 바다로 나갔다가 돌아오고 사진도 찍는다. 길 건너에 매점 같은 건물이 보여 비를 맞으며 들어가 간식을 사온 아들 얘기를 들으니 거기 주인도 한국인이더란다. 하여간 이 세상에 어느 구석이나 한국인이 없는 곳이 없다. 퍼 붓는 비속 차안에서 온 가족이 간식을 먹으며 한 때를 지낸다. 이곳은 멀고 먼 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섬, 그 중에도 어느 낯모를 거리에 세운 차안에 있는 우리 가족들..... 모두가 함께 있고 운명을 같이 한다는 것. 한국식으로 말하면 한심한 광경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것도 앞으로 일생동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여행의 추억이다. 그리고 낯선 곳, 원하지 아니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 그리고 행복마저 느낀다. 차 안에는 먹을 것이 있고 거기에다 음악까지 켰다. 한국 땅에서 먼먼 곳 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섬에서 겪는 일상의 모험이었다.


    


다시 드라이브, 길 양쪽에 군데군데 소형 스라브 단층주택과 차고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변두리 시골 풍경일텐데 서구식 주택과 반드시 함께 마련된 차고 등을 보노라면 전원주택을 보는 느낌이다. 계속되는 해안 일주 드라이브 코스 곳곳에 좋은 경치가 눈에 띄었으나 심한 비에 포기하고 통과 또 통과, 참 아깝다....그러나 결코 놓칠 수 없는 것. 묘지다.  다가 또 한 곳. 이번에는 경내까지 들어가 관리 사무소인 듯한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메모리얼 채플’ 말하자면 장례식장을 둘러보고 경내에 연이어진 야외 봉안당과 잔디장이 한곳에 넓게 자리 잡은 장면을 사진에만 담아 왔다. 저녁이 되어 일단 호텔에 돌아와 특별히 준비된 일식으로 저녁 식사 후 이번에는 쇼핑몰 행차. 그런데 이 작은 나라에 이렇게 큰 백화점이 그것도 여러 개가 있다니 의아스럽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진열된 상품도 고급스럽다. 어느 부자나라 시설과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일본의 도코모란 그룹이 경영하고 있었는데 기억해 보니 공항에서 본 것처럼 통신 인터넷까지도 모두 독점하고 있나 보다. 로비의 인테리어나 상징물도 구경거리가 되었고 고급 가게들도 1,2층에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 어느 약품가게에 들러 영양제 등을 샀는데 거기에도 한국어에 능한 여직원이 접대를 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그도 한국여성이다. 2시간을 백화점 안에서 쇼핑 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9시 폐점시간에 맞추어 거의 마지막으로 철수하여 호텔로 돌아왔다.




♣ 24일 수요일


 아침식사 후 다시 수영장으로 상세 답사(?)를 갔다. 과연 넓은 경내에 아기자기하게 갖가지 형태로 디자인한 모습이 정말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바로 옆도 바다다. 한편으로는 수영장을 바라보고 한편으로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구조다. 아이들은 수영을 즐기게 채비를 차려 주고 노인네는 바다 쪽 넓은 전망대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수평선 바라기를 한다. 날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려오는데 성분을 분석해 보면 반 이상이 한국인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이 대부분. 그 다음은 일본인, 타이완인 등 동남아인들이고 서양인은 가끔이다. 참 살기 좋은 세상이다. 결국 이 세상 모든 국가 모든 정치와 제도들은 사람들이 먹고 즐기며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기여하는 셈.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데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게 보면 정치도 사상도 사회구조도 국가 간 경쟁도 알고 보면 지극히 단순한 문제다.

 

일식으로 중식을 마친 후 피곤해서 일단 숙소로 돌아와 애어른 모두 2시간 낮잠을 취한 후 이번에는 그곳 갤러리아 백화점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길은 모두 시내 중심가로 통하고 있다. 상가 건물은 모두가 깔끔하고 그것도 괘나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도  분주히 오가고 버스와 승용차들도 제법 많이 달린다. 그런데 이 좁은 섬에 웬 호텔과 쇼핑센터가 이렇게 많은가? 모두가 이곳 원주민들의 생활수준과는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괌이란 섬나라는 원주민들이 독자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독립국가가 아니라 미국령의 하나인 관광 특구라고 할까. 오직 미국 사람들을 위한 호화시설을 미국 사람들 취향과 수준에 맞게 형성해 놓은 미국 땅이란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백화점만 해도 여럿인데 그 모두가 내부에는 유명브랜드가 즐비한 호화 쇼핑몰이다. 그리고 이곳 상권의 주도권은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고 거기에 한국이 약간 자리를 차지한 느낌이다. 대신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원주민들이었다. 그들을 훈련시켜 일을 시키고 생계를 해결하게 하는 경제구조다. 시내로 오는 교통편은 백화점 셔틀버스를 이용했으나 정작 목적지는 대형수족관(underwater). 터널식으로 길게 배치한 수족관에는 갖가지 진기한 물고기들과 함께 2차 대전의 격전지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라는 듯 녹 쓴 군함과 비행기 모형을 수족관 내 바닥에 배치해 놓았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이곳에 대형 수족관을 만들어 놓은 것은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관광객들의 눈요기가 되는 것은 틀림없고 거기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 오자 수족관 통로에 식탁을 배치하는 것을 보니 이곳에서 유유히 노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디너를 즐기는 관광 상품도 있나보다. 그렇지, 결국 인류의 행복을 위한 철저한 정치요 경제행위다. 한 번 들어가면 출구까지 자동으로 따라가게 되어 있는 구조를 모르고 너무 빨리 일주를 마치고 나니 시간도 남고해서 시험 삼아 트릭을 한 번 쓰기로 했다. 입장 담당자에게 다가가 사전에 알지 못하고 너무 빨리 진행하다가 순식간에 출구 문을 나와 버렸는데 모르고 그런 것이니 다시 입장시켜 주면 좋겠다. 그랬더니 입장권 영수증을 보자고 하더니 다시 입장을 시켜주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머리가 좋은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속는 줄 알면서도 외국인을 위해 배려를 해 주는 것인가? 여하튼 꼽배기로 두 번 째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갤러리아 백화점을 들어가 갖가지 고급 상품들이 즐비한 상점들을 아이 쇼핑을 실컷 하면서 원래 셔틀버스를 탔던 장소로 다시 갔는데, 거기가 백화점 출구가 분명한데 로비를 일본 여행사가 온통 자리를 차지하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넘치는 광경에 우리는 버스 승차장이 아닌 줄 착각한 탓에 한 참 뺑뺑 돌다가 겨우 다시 그 자리에서 셔틀버스를 탔다.

 


셔틀버스의 운행 코스는 주로 백화점이 자리한 시내를 일주하는 코스라 자동으로 시내 관광 한번 잘 했다. 호텔로 돌아오니 시간은 저녁 시간이 훨씬 지난 7시가 됐다. 특별 메뉴, 특별좌석의 디너를 위해 해당 레스토랑에 갔더니 자리가 만석이라 한 시간 후에나 좌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는 고픈데도 어쩔 수 없이 로비에서 기다렸다가 8시 40분에야 겨우 아늑한 좌석을 배정받았다. 한편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 밤은 뜻 깊은 괌 여행의 마지막 밤이고 마지막 디너다. 의미 있게, 멋있게 장식해야 하지 않겠는가? 메뉴는 특별 비프 스테이크, 그렇다면 그냥 넘어 갈 수 없다. 레드 와인 한잔 씩 주문 추가. 은은한 촛불은 우리 가족을 정답게 비추고 늦은 저녁 출출한 김에 와인을 곁들여 먹는 연한 쇠고기 음식이라니..‘이런 거 먹어나 봤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하다. ㅎㅎㅎ



 다시 숙소로 돌아와 이젠 완전히 짐을 싸야 한다. 공항으로 출발은 11시 30분. 지금까지 여러 번 여행을 했지만 늦은 밤에 공항 갈 채비를 하기는 또 처음이다. 너무 너무 피곤해서 면도만 하고 무장 해제 후 침대에 무작정 드러 누웠다. 좀체 피곤이 가시지 않아 계속 누웠노라니 공항 갈 시간 됐다고 재촉과 성화가 불같다. 넥타이도 미처 제대로 못 메고 기다리던 가족과 합류해서 부랴사랴 여행사 차를 타고 공항 도착. 엄격한 수속절차 다 밟고 대기실에 기다리고 있다. 지금부터 1시간 후면 개찰이다. 현지 시간 2시30분 출발하여 4시간 30분후 한국 시간으로 6시경 인천공항 도착 입국 수속 끝나면 7시나 7시30분? 10시부터 진행될 동국대 세미나에 필히 참석해야 한다. 그럴 수 없는 국제 행사인데다가 연변에서 온 손님과 미팅 약속도 있고 해서다. 탑승시간이 되어 가면서 승객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모여 들어 어느새 탑승구 대기소파가 가득 찬다. 이들 모두가 같은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한국인들이다. 좁은 섬 어디에서 각자 관광을 즐기고 같은 항공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들이 모두 적든 많든 이 땅에 달러를 떨어트리고 떠나고 수입은 미국이 고스란히 가져간다. 한 번에 줄잡아도 수 백 명, 게다가 이런 스케줄이 일 년 내내 진행 될 터이니 그 돈도 만만치 않다. 이거 내가 괜한 계산을 하고 있나? 8시 경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대기 시켜 둔 승용차를 타고 일단 동국대에서 나만 내렸다.



이렇게 우리 가족 3대가 4박 5일 동안의 섬나라 여행을 마쳤다. 가족은 소중하다. 여행 도중은 우리 가족 모두 동일한 운명 속에 있었다. 살아도 한 가족, 죽어도 한 가족, 어떤 상황에도 우리는 운명을 함께 할 소중한 피붙이다. 순간순간이 기적인 험한 세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실인가?  가족여행, 그것은 가족의 사랑을 재확인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힘차게 살아갈 심적인 원동력을 푸짐하게 얻는 뜻 깊은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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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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