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주차장 확장을 위한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이 공동 묘지는 로마시에서는 유일하게 부유한 상층과 중산층이 함께 사용한 묘지라고 교황청 박물관은 밝혔다. 이 묘지는 기원전 1세기 말부터 4세기 초엽 까지 사용된 것으로 이제까지 약 40개의 대형 묘소와 200개의 소형 무덤이 발견됐다. 묘지는 전쟁에 나간 병사들이 승리하고 로마로 돌아오는 길거리인 비아 트리움팔리스(개선 가도)를 따라 건설됐으며 2세기에 일어났던 산사태에 묻히는 바람에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중산층이 쓰던 소형 무덤들은 묘실 제단에 도기로 된 납골 단지를 모셔두고 램프와 장식용 화환을 걸쳐두는 벽감을 둔 간소한 형식들도 있지만 부유층의 대형 묘소들은 화려한 조각 장식이 된 석관들을 갖추고 있다. 한 대형 묘소의 묘실 바닥은 흑백으로 술취한 주신 디오니소스를 묘사한 모자이크로 장식되기도했다. 바티칸 박물관 관계자는 이 묘지가 장례 현장에 관한 한 작은 폼페이 유적과 같은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특히 당시 중산층의 생활상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묘지 현장은 현재도 발굴 작업이 진행중이며 묘지 위로 설치된 공중 관람 가도에서는 반쯤 발굴된 채 아직 땅에 묻혀 있는 어린아이의 시신이 아래로 목격되기도 했다. 이 어린이의 한 손에는 달걀이 들려 있었으며 이는 껍데기가 으스러진 채 발견된 것을 복원한 것으로 부활의 기원을 담은 것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바티칸은 이번 주말부터 사전 신청해 승인을 받은 단체 관광객에 한해 묘지 관람을 허용할 예정이다. [사진설명] 옛 로마의 공동묘지에서 최근 발굴된 대리석으로 조각된 잠자는 노예상이 9일 바티칸에 전시돼 있다. 바티칸에 주차장 건설을 위한 공사를 벌이다 발굴된 고대 로마의 유물들은 이번 주 내내 전시될 예정이다. 바티칸 시티 로이터 A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