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너그럽게 모든 것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중략)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 ◁ 평생의 반려자를 떠나보내는 이희호 여사의 편지가 울려퍼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미소로 화답하는 듯했다. 이 편지는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읽던 성경책 책갈피 사이에 끼워져 관 속에 넣어졌다. 고단했던 이승에서의 여정을 마친 그에게는 또 자서전과 병원에서 그의 배를 덮어줬던 작은 이불, 손수건이 `이별 선물`로 주어졌다. 자서전은 지난해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여사가 손을 함께 잡고 출판기념식에 참석했던 `동행-고난과 행복의 회전무대` 책이다. 작은 이불은 이 여사가 병원에서 간호를 하는 동안 직접 뜨개질한 것이다. |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너그럽게 모든 것 용서하며 애껴 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안에서 편히 쉬시기를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당신을 뜨거운 사랑의 품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 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면류관을 씌워 주실 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8.20. ☜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관절차는 세브란스 병원 안치실에서 오후 1시30께 시작됐다. 이에 앞서 12시께 김 전 대통령의 입관을 위한 사전절차인 염습이 시작됐다. 입관식은 윤일선 서교동 주임신부가 참석해 천주교 의식으로 입관예절이 20분간 진행됐다. 남편이자 동반자인 김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 때문인지 입관식을 지켜보던 이 여사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또 몸이 불편한 아들 김홍일 전 의원도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눈으로 더듬었다. 입관식은 가족과 함께 권노갑 한화갑 씨 등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이나 비서진 등도 함께 지켜봤다. 김 전 대통령이 영면하게 될 관은 향나무 재질로 관의 양 옆과 위에는 대통령 문양 봉황 무늬가 새겨져 있다. `주군`을 떠나보내는 박지원 전 비서실장, 김선웅 비서관 등 비서진의 `마지막 보고`도 있었다. 그들은 "대통령님을 모셨듯 여사님 또한 모시겠다. 북에서도 조문단을 파견해줬다. 통합의 길이 열렸다. 유지를 받들어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김 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관은 오후 4시께 운구 절차에 따라 국회로 옮겨졌다. 영구 차량에는 김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종대 씨가 영정을 들고 앞자리에, 뒷자리에는 아들인 김홍업, 김홍걸 씨가 탔다. 운구차는 김 전 대통령을 입원전까지 30년간 모시던 방극례씨가 운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