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미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전 업계가 "불황" 공포에 시달리는 가운데, 장례 산업만은 이에 아랑곳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미장례업자협회(NFDA)에 따르면 미 장례산업은 현재 약 110억 달러 규모로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매우 밝다. 장례 산업이 이처럼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가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최소한의 "수요"가 확보되기 때문. 게다가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로 이 수요는 꾸준한 증가 추세다. 지난 2007년 1000명 당 8명으로 집계된 미국의 사망률은 2020년에는 9.3명, 2040년에는 10.9명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경기가 아무리 좋지 않다고 해도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마지막 대우 만은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아이다호에서 상조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밥 한슨은 "모두가 경제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NFDA의 제시카 코스 대변인 역시 "장례에 있어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은 일상적인 것과는 차별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아무도 가스 요금이나 식비를 위해 퇴직연금을 깨지는 않지만 장례는 결혼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중대한 "행사"인 만큼 예외"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장례 관련 기업 "포트리스 마우솔레움"은 "비석과 봉분 세트의 가격이 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까지로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여전히 1만5000달러짜리 고급형이 가장 인기"라며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큰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퇴역군인들을 상대로 비석을 제조하는 "어피니티 캐스켓"의 앤디 로페즈 역시 "최근 2차 대전 참전용사들을 고객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참전 군인들의 경우 가족들이 이들의 희생, 자부심을 이해해 비용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