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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검기증 폭주…신청 더 안받는다 ?

장기기증용은 턱없이 부족과 대조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는 11일 창립 15년 만에 처음으로 “실습용 사후 시신기증 신청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의 유교사상이 뿌리깊은 한국에서 주검 기증이 넘쳐나서, 의과대학이 더이상 주검 기증신청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이다.

왜 갑자기 주검 기증이 늘어났을까? 몇해전부터 장기기증운동을 펼쳐온 방송사 프로그램 덕분인가, 자신의 주검을 기증하는 마지막 선행을 베풀고간 유명인들의 영향 때문인가? 궁금증을 갖고, ‘주검기증신청 폭주’를 들여다봤다.

2005년 열반한 법장 스님도, 지난 3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뜬 개그맨 김형곤씨의 주검도 해부용으로 기증됐다. 문화방송 느낌표가 각막 수술을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해 주검 기증에 대한 인색이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늘어난 주검 기증이 반드시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장기기증보다는 해부용 기증에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뇌사후 장기를 적출해 즉시 화장을 진행하는 장기기증보다 해부용 주검기증은 일정 기간을 병원에 유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적체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병원의 주검보관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민간단체인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대표 한정남·운봉본부)는 11일 창립 15년 만에 “의대생들의 해부학 실습용으로 사용되는 사후 주검 기증 신청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운동본부 홍보팀의 이승현 간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증자가 많이 늘어 각 대학 의대의 주검보관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각 대학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주검기증을 받고 있어 기증 신청을 안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의 통계자료를 보면 올해 7월 말을 기준으로 5만7712명의 사후 주검 기증 신청자를 받았고 이 중 1.8%인 1067명이 실제로 주검을 기증했다. 주검 기증 신청은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유가족이 반대하면 이뤄질 수 없어 실제 기증률은 낮은 편이다.

■외환위기 이후 주검기증 늘어, 왜?

주검 기증이 늘어난 것은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주검 기증을 하면 병원에서 장례절차를 대행해 주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덜 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주검기증이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이러한 경제적 동기 배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운동본부의 자료를 보면 96년 972건이던 사후 주검기증 희망 등록이 97년 2914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한양대의대 해부학 교실의 백두진 교수는 “기증받은 주검은 해부학 실습용으로 사용한 뒤 정상적 장례를 치르고 유가족에서 분골을 인도하게 된다”며 “주검 한 구당 장례비용이 최소 100만원 가량 들어간다” 말했다. 백 교수는 “화장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진 것도 기증을 늘게 했지만 경제적 이유도 큰 몫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주검 기증은 사망자가 늘어나는 환절기 때 많이 이루어진다. 해당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 주검기증 의사를 밝히면 대부분 해당 의과대학에 인도된다. 해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시체 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대·한의대·치대 학생들만이 시체 해부를 할 수 있다. 전과 달리, 기증되는 주검의 수에 비해 이를 갖고 연구실습하는 학생의 수는 적다. 백 교수는 운동본부의 결정에 대해 “어쩔 수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 등의 위험 때문에 주검이 인도 된 뒤 3년이 지나야 해부를 할 수 있는데 우리 병원만 해도 한 해 30구의 주검이 접수된다”며 “3년이 지나면 90구가 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주검 수용능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서울과 대도시의 일부 의대만 해당되는 것이다.

■장기기증용 주검기증은 턱없이 부족…연 200만달러 ‘조직 수입’

같은 주검 기증이라고 볼 수 있는 뇌사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기증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국립 장기이식관리 센터(KONOS)의 자료를 보면 2006년 6월 현재 1만6372명의 장기 이식 대기자가 등록되어 있다. 장기기증 희망자는 34만2710명으로 언뜻 보면 공급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장기이식이 가능한 뇌사자의 장기이식 현황을 보면 2006년 8월까지 3710명에 불과하다. 주검기증의 취지는 좋지만 사후 실습용 기증이란 곳에 너무 집중되어 있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문제는 조직기증 부족이다. 현재 외국에서 주검의 조직을 수입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운동본부의 이승현 간사는 “주검 기증의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뼈와 피부같은 조직기증은 국민들의 정서적 거부감과 의료기술의 문제로 미미한 실정”이라며 “조직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약 300만명이지만 기증자가 적어 연간 200만 달러의 비용을 조직 수입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대들 “우린 실습용 주검 구하기 어렵다”

지방의대들은 그나마 해부용 주검 기증도 모자란 형편이다. 일단 인구가 적기 때문에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도 서울에 비해 그 수가 적고, 상대적으로 화장과 주검 기증에 대한 인식이 대도시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서울소재의 대학은 학생수 5~6명에 주검 한 구가 배당되지만 지방소재 대학에선 수 십명이 주검 한 구를 놓고 실습을 하기도 한다. 지방 소재 한의대에 해부학 담당 교수는 “주검 자체도 구하기 어렵고 어쩌다 구하더라도 수십명이 참관하는 정도의 실습이므로 당연히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검 기증말고 각막, 조직 등 ‘기증 범위’ 확대되어야

이렇게 해부용 실습 주검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고, 장기기증용 주검 기증은 빈약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 관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해당 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선 사후 주검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도 없는 상태다.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의 권형원 주무관은 “정부에서 해부용 실습 주검에 대해 따로 관리하는 부서는 없다”며 “해당 의과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이식에 관한 절차는 KONOS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운동본부 같은 민간단체가 주요 모집원이 된다. 서울 소재 의과 대학 해부학교실의 한 교수는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는것이 옳다”고 말했다. 운동본부의 최승주 사무국장도 “주검 기증 이외에 각막기증이나 조직기증 쪽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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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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