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4일부터 시작된 병술년 7월 윤달을 맞아 장묘 관련 업체들이 연일 즐거운 비명이다. 이번 기회에 조상의 산소를 가까운 곳으로 옮기려는 사람이 늘면서 문의전화와 방문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달에 수의를 구입하면 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홈쇼핑은 물론 백화점, 재래시장에서 특별코너를 마련하는 등 윤달 특수 누리기에 한창이다. 일반적으로 음력 한 해는 354일. 그러나 윤달이 낀 쌍춘년은 한 해가 383~385일로, 평년보다 30일 정도 길다. 병술년인 올해는 음력 7월이 윤달로 양력 7월 25일부터 8월 23일에 이어, 8월 24일부터 9월 21일까지가 반복돼 한 해가 385일(양력 1월 29일~내년 2월 17일)이 된다. 이 때문에 연중 입춘이 두 번(올 2월 4일, 내년 2월 4일) 들어있는 쌍춘년을 맞게 된 것. 그러나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매장관습으로 묘지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토 면적 중 약 1%(2013만9000여기, 998㎢)가 묘지이고, 매년 약 12만여기가 새로 설치되고 있다. ■ 테마형 납골당 등 등장 ■ 그렇다면 우리나라 장묘산업 시장규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정확한 집계는 없다. 다만 연간 사망자 25만명 기준, 1인당 장례비가 1000만원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총 규모는 2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중 약 50%인 12만여명은 매장되고, 나머지는 화장 후 납골당·납골묘에 안치되거나 산골 수목장 등으로 치러진다. 현재 사설 납골당 분양가격은 1기당 평균 200만원선. 납골묘 400만원, 매장비용 600만원(묘지가격 450만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도심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시장규모는 4000억원이 넘는다. 서울보건대학 장례지도과 이필도 교수는 “최근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는 상조회사 등 주변 분야까지 포함할 경우 장묘산업 규모는 2조5000억원보다 훨씬 클 수 있다. 규모에 걸맞게 소비자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자격제도 시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납골 관련 시설도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납골당 시설(사설 포함)은 모두 188개로 집계됐다. 1년 동안 모두 35개가 새로 건립됐다. 같은 기간 봉안 가능능력은 신규 증가분 17만9000기를 포함해 총 162만7000기에 달한다. 이 중 50만8000기(45.4%)는 이미 분양을 마치고 봉안됐으며, 현재 111만9000기가 전국에서 판매 중이다. 이처럼 납골당 시설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화장문화가 정착되고, 지난 2001년 묘지이장 의무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기 때문. 특히 사설 납골당 설치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민간업체 참여가 급격히 늘어났다. 12~15기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묘의 경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업체에 따라서는 최고 1억원을 받는 곳도 있다. 재단법인 ‘시안’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에서 매장과 납골 형식이 접목된 12만평 규모의 ‘가족 봉안묘’ 2차분을 분양 중이다. 또 유럽풍 테마파크형의 고급 납골단지도 등장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금강산 화암사는 최근 강원 홍천군 두촌면 철정리에 최고 1억원대의 고급 납골공원 ‘사모보궁(似母寶宮)’을 조성, 분양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국기독교추모공원은 경기도 양주시 산북동 인근에 테마파크형 추모공원인 ‘님의 동산’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납골당 5만5000기, 납골묘 2000기가 들어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