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3천건이 넘고, 5년 사이 40%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사는 노년층보다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이른바 '86세대'로 불린 50대에서 특히 많았다. [첨부문서 참조 ->]
사망 100명 중 1명은 고독사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는 지난해 4월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 예방법)에 따라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국가 차원의 공식 통계로 고독사 실태가 자세히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고독사 예방법은 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협조를 받아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 대책을 세워 실행하도록 의무화했다.
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이 정의에 부합하는 고독사 사망자는 지난해 3천378명으로 2017년 2천412명보다 40.0% 증가했다.
작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전체 사망자(31만7천680명)의 1% 수준이다. 사망자 100명 중 1명은 독거 상태에서 혼자 쓸쓸히 임종을 맞는 셈이다.
50대, 고독사 발생 최다, 20대 고독사 절반 이상은 자살
이번 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점은 노년층보다 50∼60대 중장년층, 그것도 남성의 고독사가 훨씬 더 많았다는 점이다.
작년 고독사 발생 건수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1천1명(29.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981건(29.0%)으로 뒤를 이었다. 50대~60대 중장년층이 60% 가까이(58.6%) 차지한 셈이다.
전체 고독사 중 20대~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8.4%, 2018년 7.8%, 2019년 7.4%, 2020년 6.3%, 작년 6.5%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발생 건수로 보면 2017년 203건에서 작년 217건으로 소폭 늘었다.
청년층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많았다. 고독사 중 자살 사망 비율은 20대 56.6%, 30대 40.2%로, 전체 평균인 17.3%보다 2~3배 높았다.
고독사는 2017년 이후 매년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는데, 작년에는 특히 5.3배나 차이가 나며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남성이 10.0%로, 5.6%인 여성보다 높았다.
50대~60대 중에서도 남성 고독사는 작년 1천760건이었는데, 전체 고독사 중 52.1%나 됐다. 고독사 2건 중 1건 이상이 50대~60대 남성에게서 발생한 것이다.
복지부는 "전체 사망자는 고연령층일수록 많지만 고독사는 50대~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50대 남성은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지 못하며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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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독사 사례를 연구한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추적 조사를 해보면 중장년 남성들이 사회적 연결이나 외부 도움을 원치 않아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만성질환 등 질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생활 습관 관리도 취약한 '자기 방임'이 중장년 남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대부분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다고 나타나기도 했다.
작년 고독사가 발생한 장소를 살펴보면, 주택(단독, 다세대, 연립, 빌라)이 50.3%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22.3%), 원룸(13.0%) 순이었다.
최초 발견자는 형제·자매가 22.4%, 임대인이 21.9%였고 이웃주민 16.6%, 지인 13.6% 등이었다.
정부는 이번 첫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조사에서 연령대별, 성별 특성을 더욱 면밀히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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