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본도, 소련도, 혼란 상태의 조국도 사할린에서 강제노역하던 4만여 동포를 돌보지 못했다. 62년 만에야 사할린 "망향의 언덕"에 위령탑이 세워지면서 이곳 일대가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사할린주한인협회 박해룡 회장은 1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할린 희생동포 위령탑이 15일 망향의 언덕에 우뚝 섰다"며 "코르사코프시가 위령탑 주변 1천300㎡ 땅을 공원부지로 내놓아 2개월여 간의 공업 조성 작업 끝에 25일 완공을 한다"고 밝혔다. 탑 주변에는 사할린주한인단체와 코르사코프시 한인 등이 마련한 기금(4만달러)으로 나무와 꽃들이 심어졌고,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사할린 강제징용을 상징하는 장소가 될 공원에서는 앞으로 8.15 광복절 행사 등 한인들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게 되며 사할린 방문 한국인들의 관광코스가 될 전망이다. 위령탑은 사할린우리말방송국 김춘자 국장을 비롯한 현지 동포와 국내 한강포럼(회장 김용원) 회원, 재외동포재단 그리고 사할린에서 액화가스 플랜트 공사를 맡고 있는 대우건설(상무 서현우) 등 뜻을 함께하는 많은 사람과 단체에 의해 건립됐다. 높이 8.4m, 넓이 1.8m의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위령탑은 사할린 동포들의 한과 넋을 풀어주기 위해 막 출발하려는 배 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다. "배를 세우는 뜻은"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비문은 서울대 김문환 교수가 썼고, 조각은 서울대 최인수 교수가 맡았다. 현지 한인사회 단체장들은 17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공원 조성 완공식과 위령탑 제막식을 11월4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위령탑 만들기에 앞장선 한강포럼 측은 "당초 참관단을 조직해 제막식 행사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일정을 변경해 1-2명이 대표로 방문해 위령탑을 코르사코프시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