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한 공동묘지에서 파헤쳐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묘지로 쓸 부지가 부족하자 동의 없이 유골을 파낸 뒤 다른 시신을 묻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영국 사회에 ‘묘지 재사용’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런던 북부 토트넘공원 공동묘지에서 부러진 두개골과 견갑골, 다리뼈 등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유골을 발견한 한 자원봉사자는 “턱뼈를 봤을 때 너무 놀랐다. ”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토트넘공원 공동묘지 측과 연락해 유골들을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 발생 후 일부 해당 공동묘지 유족들은 무덤으로 쓸 부지가 부족하자 유족 동의 없이 유골을 파낸 뒤 다른 시신을 매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로 일부 묘비는 부서져 있었고 다른 일부는 원래 자리에서 옮겨진 흔적도 관찰됐다. 시신 매장 공간 부족은 영국 사회의 큰 골칫거리다. 영국 정부는 10∼15년 뒤면 더 이상 시신을 묻을 공간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1857년 제정된 매장법에 따르면 매장된 사람 유해를 정부 허가 없이 파내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종교부지일 경우에는 영국 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부모님과 형제, 삼촌과 조카 등이 해당 묘지에 묻혀 있다는 바로네스 메랄 후세인에세는 “우리는 몇몇 묘가 사라진 것처럼 우리 친족들의 묘가 사라질까 봐 걱정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