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웰다잉

104세 과학자의 안락사, 죽음의 새로운 해석

105년 전 이미 이상적인 죽음을 택한 '스콧니어링' 재조명

초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안락사 문제는 어느 한 나라, 한 시대의 상황만은 아니다. 안락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으로부터 200년전 태어나 100년 전 사망한 미국의 경제학자 겸 자연주의자 스콧 니어링(1883~1983)’을 이상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물로 손꼽고 있다. 그는 나이 여든에 "나는 죽을 때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란다" "어떤 진통제 마취제도 필요 없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존중받으며 가고 싶다" 등 내용이 담긴 자연사를 위한 유언을 글로 써놓았다. 니어링은 백 살 생일이 다가오자 죽음을 예감한 듯 단식을 시작했다. 그리고 3주 만에 눈을 감았다. 니어링의 아내는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듯 편안하게 갔다"고 썼다. 치열하게 살아온 삶이 소중한 만큼 죽음 또한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존엄한 모습이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초고령시대, 노년들의 심각한 문제로 날이 갈수록 부상할 개연성이 크다.

 

.

호주의 과학자 구달 박사의 안락사를 위한 스위스행과 구체적 실행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작금, 고령화 시대 사람은 '언제까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물음을 던진다. 그의 안락사 선택 최후소식을 조명해 보고 참고로 스콧 니어링자연사를 위한 유언’ 을 소개하기로 한다.

 

죽음도 자유롭게” 104세 과학자 베토벤 합창 속 눈감다

 

앉아 있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죽음이라도 자유롭게 선택하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안락사를 결심하고 스위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104살의 저명한 호주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10(현지시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생을 마쳤다. 그는 안락사를 금지하는 호주의 법을 피해 지난 2일 스위스로 향했다. 바젤의 호텔에 묵던 그는 전날까지도 손자 3명과 바젤대학의 식물원을 돌아보고, 자신이 좋아하던 피시 앤드 칩스, 치즈 케이크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일 삶을 끝낼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면서 자신의 선택에 만족감을 표현한 그는 이날 바젤 라이프 사이클 클리닉에서 평소 좋아했던 베토벤 교향곡 9합창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진정제와 신경안정제 등을 투여받고 삶을 마감했다. 안락사를 돕는 기관인 이터널 스피릿의 창립자 필립 니츠키는 트위터를 통해 구달 박사는 평온 속에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구달 박사는 1979년 정년을 맞았지만 2016102세가 되던 해까지 대학의 무급 명예연구원으로서 연구와 집필 활동을 계속해 왔다. 지난 8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삶이 즐겁지 않았다. 움직이는 게 불편해지고 시력이 나빠진 것도 일부 원인이었다. (생태·식물학자로서) 내 삶은 야외 활동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밖에 나갈 수조차 없다고 탄식했다. 이어 집에서 생을 마칠 수 있었다면 모두에게 편한 일이었겠지만 그러질 못했다며 안락사 금지를 비판하고 호주 등 다른 국가들에서 안락사 입법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말도 남겼다.

 

구달 박사가 스스로 삶을 마친 곳은 바젤에 있는 이터널 스피릿이라는 기관이다. 매년 80여 명이 이곳을 찾는데 대부분 아프거나 고령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이들이다. 비용이 비싸 구달 박사도 모금을 통해 2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스위스의 안락사는 의사가 처방한 치사 약을 환자가 직접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터널 스피릿측은 정맥 주사를 썼으며, 구달 박사가 직접 주사기에 연결된 밸브를 열었다고 해당 기관은 밝혔다. 이터널 스피릿의 뤼디 하베거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노인이 스위스까지 먼 길을 와야 했다그가 집에서, 자신의 침대에 누워 생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구달의 스위스 행이 알려지면서 초고령화 사회에서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부여해야 하느냐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달은 죽는 것보다 죽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게 진짜 슬픈 일이라며 노인의 조력 자살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주 의료협회 등은 여전히 조력자살을 비윤리적인 의료행위로 본다. 불치병에 걸리지 않은 이들의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면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스콧니어링" 의 자연사를 위한 유언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나는 자연스럽게 죽게 되기를 바란다.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라며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하니까.


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에

지붕이 없는 툭 트인 곳에 있고 싶다.


 그리고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죽음이 다가오면 음식을 끊기를 바란다.


나는 되도록 빨리 조용히 떠나고 싶다.

그래서 주사, 심장박동제, 음식물의 인공섭취,

산소공급, 특히 수혈을 거부한다.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필요는 없으니

오히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에

조용함과 위엄, 이해와 평화로움을 갖춰

죽음의 경험을 함께 나눠 주기 바란다.


죽음은 무한한 경험의 세계, 나는 힘이 닿는 한

열심히, 충만하게 살아왔으므로 기쁘고 희망에 차서 간다.


죽음은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다.

삶의 다른 일들처럼 어느 경우든 환영받아야 한다.


법이 요구하지 않는 한, 어떤 장의업자나

그밖에 직업으로 시체를 다루는 사람이 이일에

끼어들어선 안된다.


내가 죽은 뒤 되도록 빨리 친구들이 내 몸에

작업복을 입혀 침낭속에 넣은 다음 평범한

나무 상자에 뉘기를 바란다.


상자 안이나 위에 어떤 장식도 치장도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옷을 입힌 몸은 화장터로 보내어 조용히

화장되기를 바란다.


어떤 장례식도 열려서는 안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식으로든 설교사나 목사,

다른 직업 종교인이 주관해서는 안 된다.


화장이 끝난 뒤 되도록 빨리 내 아내가,

만일 아내가 없을 때는, 누군가 다른 친구가 재를

거두어 스피릿灣이 바라다 보이는 우리땅

나무 아래 뿌려주기 바란다.


나는 맑은 정신으로 이 모든 요청을 하는 바이며,

이런 요청이 내 뒤에 계속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존중되기를 바란다.


스콧박사는 100살을 넘기고 엿새만에 죽었다. 21살 어린 스콧의 아내 헬렌(1904-1995)이 그의 유언을 그대로 받들었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