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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공원 문화유산 보존 대책 마련해야"

서울 중랑구 망우산에 있는 망우리묘지공원은 격동의 근현대사 주역들이 잠들어 있는 현대사의 보고다. 한때 4만7000여 기의 묘소가 있었으나 지금은 7500여 기만 남아 있다. 망우리묘지공원은 1990년대 이후 숲을 가꾸고 산책로를 만드는 공원화 사업을 벌여 시민들이 휴식과 사색을 즐기는 곳이 되었다. 이곳은 독립운동가·소설가·시인·화가 등 우리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분들이 잠들어 있는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만해 한용운, 위창 오세창 등 독립운동가를 비롯, 소파 방정환, 화가 이중섭, 시인 박인환, 소설가 계용묵, 호암 문일평 등 50여 명의 애국지사 및 문화예술인들의 묘소를 만날 수 있다. 송촌 지석영, 죽산 조봉암, 가수 차중락도 이곳에 영면하고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2년 망우리묘지공원을 '꼭 지키고 싶은 문화유산'으로 선정해 보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립지사 8명의 묘소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망우역사문화관'(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망우리공원의 소중한 유산이 사라지고 있다. 몇 년 전 작곡가 채동선(1901 ~1953)과 화신백화점 등을 설계한 건축가 박길룡(1898~1943)의 묘소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이장됐다. 안창호, 나운규, 김영랑, 김동명, 임방울, 송진우 묘소도 원래 이곳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한데 모여 있어야 더욱 가치를 발하는 망우리묘지공원의 유산이 흩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묘지 관리는 유족들이 맡고 있는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도산 안창호의 조카사위 김봉성의 묘소는 유족들이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2016년 현충원 납골당으로 옮겼다. 소파 방정환의 후배 최신복의 묘소는 벌초하는 사람도 없다. 소설가 최학송의 묘소는 한 문인이 사비를 들여 관리하고 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묘소는 국립묘지로 옮기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망우리공원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게 된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에 개성 있는 모양의 봉분과 비석을 갖춘 묘소는 그 자체가 문화유산이다. 망우리공원에 대한 역사·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주요 인사들의 묘소를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등 체계적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김영식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망우분과위원장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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