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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기억을 넘어 사회의 기억으로"

세월호 참사 3년, '4·16기억저장소' 의 발자취


●11일 오전 세월호가 마침내 목포신항 받침대 위에 내려졌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91만이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거치가 모두 끝나면 1주일간 세척과 방역, 안전도 검사 등을 거쳐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에 나선다. 온 국민을 가슴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가 16일로 3주기를 맞는다. 이에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고인을 위로하고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4.16 기억저장소”의 활동상을 '연합뉴스'의 기사를 통해 돌아보기로 한다.[편집자-주]●


"기록은 역사이며, 기록은 진실입니다. 이 기록들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것입니다."


4·16 기억저장소'가 올해 1월에 발간한 '기록으로 싸우게 하라' 자료집 머리글에 나온 내용이다. 세월호 참사 후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늘의 별이 된 304개의 꿈을 펼치기 위해 4·16 기억저장소는 어제도, 오늘도 기록을 모은다. 지난 3년간 세월호 희생자, 미수습자, 가족 그리고 그들을 지켜본 시민들의 기록물 40여만 건을 모아 분류·정리한 4·16 기억저장소의 '기억'을 되짚어 본다.



모으고 또 모았다, 기억 보존의 시작


4·16 기억저장소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태동했다.  5월 초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학 교수 등 전문가들은 진도로 내려가 팽목항, 진도체육관 등지에서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기록 수집을 시작했다. 이들은 기록관리전문단체 등 28개 단체가 모인 '시민네트워크'를 구성해 희생자 및 미수습자, 생존자, 자원봉사자, 공무원, 기자까지 참사와 관련한 거의 모든 사람의 기록을 모으고 또 모았다.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와 추모 시설에 모인 기록물과 작품, 서울시가 촬영한 사진 및 동영상도 빠뜨리지 않고 챙겼다. 같은 시기 홍영의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 등은 영상기록단·작가기록단·사진기록단·기록관리단 등으로 나뉜 '시민기록위원회'를 꾸려 안산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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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후 1년여 간 가족들의 진상규명 활동을 담은 영화 '나쁜나라'가 제작된 것도, 부모·형제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발간된 것도 시민기록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시민기록위원회는 취지 선언에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고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 한다"며 "기록의 범위는 사건 발생 이전부터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시간까지이며, 내용으로는 진상규명을 위한 기록물에서 일상의 무의식까지이다"라고 밝혔다.


진도와 안산에서 각각 활동하던 '시민네트워크', '시민기록위원회' 두 단체는 2014년 8월 뜻을 모아 안산의 평범한 주택가 상가 건물에 4·16 기억저장소의 문을 열었다. 기록물을 좀 더 꼼꼼하게 수집하고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듬해인 2015년 4월에는 인근 다른 건물에 정리한 기록물을 전시하는 소통 공간인 제2호관(4·16 기억전시관)을 마련했다. 4·16 기억전시관은 최근 기억 육필시 전시회 '금요일엔 함께 하렴'을 마무리했으며, 13일부터 기억 만화·시를 선보이는 '그날을 오늘처럼' 전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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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부터 운동화까지, 아이들의 모든 것


4·16 기억저장소의 자료는 '304명의 개인기록', '부모·형제들의 삶의 기록', '시민들의 기록'으로 나뉜다.기록물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 누구 하나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애끓게 한다. 개인기록의 경우 희생자 개인기록수집팀(3인 1조)이 가족들과 일정을 조율한 뒤 가가호호 방문해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는 등의 방법으로 수집한 것들이다. 기록 대부분은 실물 수집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족들이 종이 한 조각, 먼지 한 톨이라도 더 가지고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3반 도언이의 서랍에서 나온 '준비물 쪽지'에는 속옷, 샴푸, 카메라, 멀티탭 등 설레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기대하며 챙긴 준비물 내용이 정리돼 있다. 수학여행 안전수칙이 담긴 안내문, 유류품으로 나온 용돈, 파우치, 운동화, 휴대전화도 한 장의 사진에 담겼다. 아이들이 바랐던 작은 소망이나 꿈꿨던 미래 또한 4·16 기억저장소의 소중한 기록물로 남아 있다. '후회 안 되도록 효도하기'가 적힌 예진이의 버킷리스트, '영화과 수시모집 요강 총정리' 내용이 담긴 예은이의 대학진학 계획서, '나의 미래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고 쓰인 도언이의 글까지, 세월호 참사만 없었더라면 이루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선생님과 웃음꽃을 피웠던 '기억교실'은 지난해 8월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임시 이전, 시민 누구나 방문해 추모할 수 있다.


4·16 기억저장소는 교실이 간직한 소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고통 속에 사는 가족들의 일상 기록도 4·16 기억저장소가 할 일이다. 가족들의 기록을 남기는 활동에 있어서는 4·16 TV가 중추적 역할을 했다. 4·16 TV는 가족이 가는 곳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장 상황을 생중계하는 등 600여 편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조회 수는 100만 건을 넘어섰다. 아이와의 일화, 수학여행 준비,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장례 과정, 진상규명 활동 등 가족들의 구술을 채록하는 작업은 구술증언팀을 통해 이뤄져 왔다. 이 밖에 진도, 안산, 서울, 그리고 해외 각지의 시민 추모 행렬 속 남겨진 노란 리본, 종이배, 포스트잇 등에 담긴 메시지부터 그림, 엽서, 작품까지 다양한 유형의 시민 추모 기록은 세월호 참사를 기록할 때 빼놓을 수 없다. 4·16 기억저장소는 시민들의 기록을 효율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아카이브 시스템을 재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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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기억을 넘어 사회의 기억으로"


4·16 기억저장소가 3년간 모은 기록은 40여만 건에 달한다. 보관된 자료 1천200여 개의 박스를 일렬로 세워 놓으면 여의도 63빌딩의 1.5배가 될 정도로 방대한 양이다. 그러나 기록 수집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이 인양되고 책임자가 처벌되는 날까지 계속 기록을 수집하고, 이를 재생산할 계획이라고 4·16 기억저장소는 말한다. 4·16 기억저장소는 자료집에서 "사회 어느 곳도 세월호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모두 문제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은 철저해야 하며, 그 반성의 근거에는 기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성 4·16 기억저장소 소장은 "3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을 멈추지 않았다"며 "기억은 일상적으로 매일매일 해야 한다. 잊지 않아야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기억의 힘은 세월호 인양으로 이어졌다. 인양은 진상규명으로, 또 책임자 처벌로 이어져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에 기여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학 교수는 "세월호 참사 초기 진도와 안산에서 투 트랙으로 움직이던 두 단체가 4·16 기억저장소라는 이름 아래 힘을 모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며 "현재 세월호 선체가 거치 된 목포에도 4·16 기억저장소 인원이 내려가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 기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 가족들은 기록을 모으는 데에 적극적이다. 과거의 사실을 모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며 "기록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사회의 기억이 된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얻은 교훈을 활발히 공유하면, 우리 사회가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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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그리움 담은 세월호 추모 문화제 이어져


1089일, 잠겨 있던 세월호가 땅에 완전히 발을 디디는데 걸린 시간 동안 그리움은 켜켜이 쌓였다. 3주기를 눈 앞에 뒀지만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올해도 3년의 그리움을 담은 전시와 공연이 이어진다. 시와 그림, 공연을 통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한다. 동시에 생존자와 유가족에겐 작은 위로를 건넨다.

15일에는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전야 기억 문화제가, 당일인 16일에는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열린다. 전국 곳곳에서 영화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 상영회, '잊을 수 없는 그날들' 사진전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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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단원고 희생자 육필 기억시'전, '세월오월'전


'나의 눈', '나의 심장', '애교쟁이 우리 집 막내', '우리의 수호신', '소금꽃', '동생 바라기', '아빠의 영원한 수호천사'

단원고 희생 학생 250명, 선생님 11명의 꿈과 삶이 시 속에서나마 되살아난다. 416가족협의회, 416기억저장소, 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단원고 희생자 육필 기억시 전시회 '단원고의 별들, 기억과 만나다'를 연다. 교육문예창작회 소속 시인들이 단원고 약전을 토대로 창작, 손으로 써내려간 시 260점을 선보인다.


김도언 학생의 엄마인 이지성 416기억저장소 소장은 "기억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고 이 기억들로 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며 "세월호는 기억에서 지우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기억시'는 오는 17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전시된다. 이후 수원, 의정부 등에서 전시를 이어간다.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물('4월 16일 오전 10시 20분'), 어두운 바다로 뛰어들어 학생들을 구조했던 고(故) 김관홍 잠수사의 모습('김관홍 잠수사'), 몸이 바다가 돼 청와대 인근을 서성이는 아이들의 넋('내 몸은 바다-4-청와대의 밤'),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소망('꿈')…광주시립미술관에선 세월호 참사를 캔버스에 담아낸 홍성담 작가의 회화 작품 24점을 만날 수 있다. '세월오월'전은 5월 1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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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씻김굿', 마당극 '꽃신', 연극 '별망엄마'


떠난 자도, 남은 자도 고통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예술은 때로는 위로와 치유의 언어가 되어 이들을 감싼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사고 해역이자 배가 인양돼 올라온 전남 진도에서는 망자의 원한을 씻고 영혼을 극락으로 천도하는 씻김굿이 펼쳐진다. 14일 국립남도국악원 무대에 오르는 '진도씻김굿'은 생전에 맺힌 한을 푸는 '고풀이', 넋을 정화하는 '씻김', 극락으로의 길을 닦아주는 '길닦음' 등으로 구성됐다. 애절하고 구슬픈 노랫소리에 모두의 마음이 담긴다. 안산의 '세 번째 봄'을 기리는 연극들도 무대에 오른다. 경기도 안산에서는 안산문화재단과 416가족협의회, 416안산시민연대 등이 모여 안산문화예술의전당서 '4월 연극제'를 개최한다. 마당극 '꽃신'(14·15일)은 30년 전 딸을 잃은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는 삼신할매와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연극 '별망엄마'(18·19일)는 안산시 고잔동의 별망설화를 각색했다. 바다로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소소한 웃음과 감동으로 담아낸다. 관람료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전석 '416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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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다시 봄이 올 거예요'


기록을 통해 세월호를 기억하는 작업도 이어진다. 조선 후기 조운선 침몰 사건에 빗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장편 '목격자들'(2015년), 고 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거짓말이다'(2016년)를 펴냈던 작가 김탁환은 8편의 중단편 소설로 구성된 소설집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돌베개)를 최근 펴냈다. 사고 현장에서 생명을 구출한 구조자, 생존 학생과 유가족, 잠수사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월호 참사는 내게 '생애의 사건'"이라고 말하는 그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3년 동안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극복해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또 만났지만 그들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인간이 이렇게까지 슬픔을 극복할 수 있구나’하며 북받쳐오를 때가 있다. 그 순간을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4~5월엔 전국의 동네서점에서 책과 함께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출판사 창비는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를 담은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전자책을 무료로 배포한다. 세월호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 11명, 어린 나이에 형제자매를 잃고 유가족이 된 15명의 육성기록이다. 참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당사자와 가족 가운데 10대~20대의 발언을 정리했다. 그날 이후 어떻게 슬픔의 시간을 견뎌냈는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20일까지 모든 인터넷 서점과 전자책 판매 서점에서 평생소장판으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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