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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장례문화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사생관

태국 푸미폰왕과 쿠바 카스트로의 장례절차를 보며

이 글은 태국왕과 쿠바 카스트로의 사망과 사후 처리 사항을 면밀히 관찰한 일본 장송문화전문가의 글을 소개한 것이다. 동서양의 사생관까지 곁들인 예리한 안목은 우리 장례인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본다. 기사는 일본 ‘소나에’紙에서 번역한 것이다. [편집자 -주]


11월 25일에 죽은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는 죽은 직후 화장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한편 또 다른 외신은 10월 숨진 태국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전국왕의 화장이 1년 후가 된다는 소식도 흘러 나온다. "죽음 직후"와 "1년 후".... 어떤 사상의 차이가 화장의 날짜 차이에 나타나는 것일까 ?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코타니 미도리(小谷みどり) 수석 연구원의 기고를 소개한다. 10월 13일 사망한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화장은 1년간의 복상(服喪)을 마친 후에 열리며 국왕을 화장하기 위한 시설이 방콕의 왕궁 앞 광장에 건설된다.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서거 뒤 화장까지 그렇게 긴 시일이 걸리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태국에서는 신분 높은 사람이나 유명인이 임종했을 때 몇개월 이상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드물지 않다. 예를 들면, 푸미폰 국왕의 여동생은 2008년 1월 작고했지만 화장된 것은 그 해 11월. 2009년 11월에 작고한 사막 前 총리는 이듬해 11월에 화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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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명인의 사후엔 끝없는 추모(밤샘,通夜)가 이어진다.

태국에서는 일반인이 돌아가셨을 때, 고인의 입장에 따라 일본의 장례에 해당하는 의식이 3일, 5일, 7일 등으로 이어진다. 밤샘의 시주는 연일 바뀌고 그 시주가 해당 비용을 부담한다. 밤샘이 끝난 다음 날 장례 절차가 시작되고 화장은 첫날 행해진다 즉, 저명인사와 사회적 위치와 교우 관계의 넓은 사람일수록 밤샘의 횟수가 많아지면서 장례식이나 화장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친구의 아버지는 태국에서 회사 경영을 하다가 그가 사망한 후 화장까지 100일 넘게 걸렸다.


■ 시신에 대한 집착은 없으며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

그렇게 화장까지 기간이 길게 되면 필시 시신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인가 하면, 사실은 시신 자체에 대한 집착은 없다. 화장 후에도 묘지는 조성하지 않고, 강 등에 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지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사고나 사건으로 숨진 무참한 시체 사진이 보도되는 것은 다반사다. 일본이라면 있을 수 없다. 태국인 상당수가 상좌부(上座部) 불교를 믿지만 같은 불교라도 일본의 대승 불교는 사생관도 크게 다르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상좌부 불교 국가들에서는 영혼은 죽음과 동시에 윤회 전생하기 때문에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생각되어, 시신에 대한 감각은 일본인과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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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이 사후 바로 화장을 희망

푸미폰 국왕과 대조적인 것이 1959년 쿠바 혁명을 주동하고 정계 은퇴 후에도 국내외에 영향력을 유지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 평의회 의장이다. 시신은 사후 다음 날인 11월 26일에 본인의 의사대로 화장됐다. 쿠바는 원래 천주교 신자가 많은 국가였으나 카스트로는 마르크스 레닌주의자로 쿠바 혁명 후에는 천주교 등 종교를 혹독하게 탄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쿠바에서는 법률상으로는 신앙의 자유는 보장되어 있지만 종교 활동에 대한 규제는 계속되고 있다.


■ 시신이 숭배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카스트로는 왜 사후 바로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도록 당부했을까. 그 이유의 하나가 시신의 우상 숭배화를 회피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회주의 국가 중에는 최고 지도자의 시신을 보존하고 숭배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에트 연방 초대 최고 지도자 레닌. 사후 92년이 지났지만 모스크바의 레닌 묘에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한 현재도 안치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의 시신이 톈안먼 광장의 마오 주석 기념당에, 베트남의 호치민의 시신이 호찌민 묘소에, 북한에서는 평양 교외의 금수산 태양 궁전에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이 안치되어 있으며, 2013년 사망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도 혁명 박물관에 안치되고 있다.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에 성공하고 "1960년경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였다는 고 존 레넌에 비유된 ‘체 게바라’의 유골은 게릴라 병사의 유골과 함께 카스트로의 배려로 ‘체 게바라 영묘’에 안치되고 있다.


■ 위인을 숭배하고 싶은 주변

사후 바로 화장을 원했던 카스트로의 목적이 시신의 우상 숭배화를 피할 곳에 있더라도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무덤이 우상 숭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다. 이미 유골(유골)은 장엄한 차량 대열을 따라 12월 1일 하루 수도 아바나를 떠나 국내를 800킬로미터 이상 이동하여 쿠바 혁명이 시작된 동부 ‘산티아고 데・크ー바’의 묘지에 매장될 것이다. 유골은 많은 국민이 눈에 볼 수 있도록 대형 유리 진열장으로 만든 관에 안치되고 있다고 한다. 시신이 아니라 유골(골분)을 연도의 국민에게 보여주며 운구한다는 방법은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의 사망 사례 중에는 참신하다. 어쨌든, 태국의 유력자가 사망했을 때, 작별 의식이 연일 계속되면서 좀처럼 화장되지 않거나,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처럼 시신이나 유골을 정치에 이용되거나 간에 조용히 잠들 수 없는 고인은 좀 딱한 느낌이 드는 건 필자뿐일까.


글 : 고다니 미도리(こたに・みどり)

제일생명경제연구소수석연구원. 박사(인간과학)

전공은 생활설계론、사생학(死生学)、장송문제(葬送問題)       


[출처 : 일본 소나에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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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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