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고고학자들이 오키나와(沖繩) 고성(古城)터에서 고대 로마의 동전을 발굴했다고 28일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오키나와에서 서기 300~400년에 주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과 구리로 된 동전 10개를 발견해 놀라워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고대 로마 제국의 동전이 일본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고학자 미야기 히로키(宮城弘樹)는 "처음에 나는 미군이 떨어뜨린 1센트 동전인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오키나와에는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다. 미야기는 "하지만 동전들을 물로 닦아보고 난 뒤에서야 훨씬 더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발굴팀은 유네스코(UNESCO) 유적지인 카쓰렌성(勝連城)에서 2013년 이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0센트 크기의 동전을 엑스레이로 분석해 본 결과, 일부에는 로마 글자와 함께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스 1세(재위 337∼350)와 창을 든 병사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다른 동전 몇개는 17세기 오스만 제국 때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학자들은 어떻게 이 동전들이 멀고 먼 오키나와 땅에 묻히게 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카쓰렌성은 13세기 후반 혹은 14세기 초반 지어졌으며 약 200년 뒤 버려졌다. 카쓰렌성은 영주(領主)의 거주지였으며, 그의 부는 역내 무역과 연관이 있다. 하지만 그가 유럽과 교역을 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오키나와 국제대학 교수인 미야기는 "14세기와 15세기 동아시아 상인들은, 원형으로 가운데에 구멍이 난 중국 동전을 주로 사용했다. 서양 동전이 교환 수단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영주가 동남아 혹은 중국에서 이 동전들을 얻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동전들이 당시 오키나와에 있던 류큐(琉球) 왕국과 외국과의 교류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보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