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북부 갠지스 강 연안에 있는 가난한 농촌에서 이슬람교도 남성(79)이 ‘현대판 타지마할’을 짓고 있다. 죽은 아내가 외롭지 않도록 자산을 털은 지 약 4년. 17세기 무굴 제국의 황제가 죽은 왕비에게 바친 영묘를 모방해 직접 만든 무덤은 현지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당신이 죽으면 많은 사람이 기도할 수 있는 무덤을 만들겠다”. 2011년 가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카세르칼란(Kaser Kalan)에 있는 집에서 파이즐 쿼드리(Faizul Quadri) 씨가 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 타자물리(Tajammuli) 씨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그런 말 하지마”. 아내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아내는 그 해에 7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10대였던 두 사람이 맺어진 것은 1953년. 부모의 결정이었던 탓에 “결혼의 의미도 알지 못했다”(쿼드리 씨). 경비원과 사무원으로 일하며 생활했다. 병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 타자물리 씨를 위로하고자 흑백 TV를 구입해 인도 영화를 봤다. 아내가 사망한 후 슬픔에 빠져 있던 쿼드리 씨가 떠올린 것은 같은 주 아그라에 있는 세계유산 타지마할이었다. 반년 후, 인부 17명을 고용해 집 뒷마당에 있는 해바라기밭에서 높이 약 10m 크기의 첨탑 4개를 가진 복제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연금을 털어 넣고, 땅과 귀금속을 팔아 돈 100만 루피(약 1,700만 원) 이상을 투입했다. 인구 1,5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에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놀림도 받았다. 하지만 건설이 60% 정도 진행된 지난해 여름, 타지마할을 건설한 ‘현대의 샤 자한 황제’라고 현지 신문에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그를 비웃는 사람은 이제 없다.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짓고 싶다”. 지하에 타자물리 씨를 묻고, 옆에는 장차 자신이 아내 옆에 나란히 누울 수 있도록 안치 장소를 마련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