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문화재 보호에 관심이 큰 미국 아태법회연구소 쑨위안자오 교수는 "중국 정부가 만리장성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민중의 문화재 보호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리장성은 과거 군사적 가치가 높았을뿐 아니라 고대 중국 건축의 기적"이라면서 "일부 인사들이 장성을 쇄국이나 현실 안주의 상징으로 간주하지만 그렇게 큰 스케일을 구상한 나라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린위성(林雨生) 명예교수는 "만리장성은 중국인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중국 고대 민족이 피와 땀으로 건설한 민족의 문화 유산을 보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만리장성은 중국 역대 왕조들이 흉노족 등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건설했으며 명(明)나라때 몽골의 침입을 저지하려고 대대적으로 확장했다.동쪽 산하이관(山海關)에서 시작되는 장성은 서쪽 자위관(嘉욕<山+谷>關)까지 동서로 길게 뻗어 있으며 길이가 6천300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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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혼' 만리장성 보호 진두진휘…'여걸' 류옌둥 부총리
중국 권력내 '여성 소프트파워'의 상징적 인물인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가 직접 만리장성 챙기기에 나섰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최근 중국 북부 허베이성 장자커우에 만리장성과 마을, 문화재 등을 시찰한 자리에서 만리장성의 보호 강화를 역설했다. 류 부총리는 "만리장성은 중국의 정신이며 유서깊은 역사이자 문화적 산물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보호해야만 한다"며 지방 정부에 '만리장성보호조례'를 엄격히 따를 것을 재촉했다. 또한 만리장성 설계와 보호 법규를 강화하고 철저하게 집행해 만리장성의 보호가 곧 문화유산보호의 규범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문화유산지역의 관광 및 농촌 개발시 문화유산이 훼손돼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리장성은 기원전 220년 진시황이 쌓기 시작한 산성으로 명나라 때 완성됐다. 그러나 풍화작용과 주민들의 절도로 인해 만리장성의 30%가량이 소실됐다. 만리장성에서 도난한 벽돌은 암시장 거래에서 30위안(약 5,463원) 미만으로 판매될 정도로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려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류 부총리의 이번 시찰은 훼손 수준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만리장성에 당국이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이자 류 총리의 소프트정치의 또다른 상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성인 류옌둥 부총리는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현재 국무원 부총리와 '중국축구개혁영도소조' 조장을 겸임하고 있다. 중국 최고 여성정치인으로 꼽히며 현재 4명의 부총리 중 교육, 문화, 체육, 과학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시찰에서 류 부총리는 또한 시골의 학교와 병원 등을 방문해 빈곤 지역에 교육과 의료,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복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