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흡연족=금연구역 확대 시행 이후 흡연족을 가장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은 골목이다. 서울은 일부 대로변조차 금연구역인 경우가 많아 점차 골목길로 숨어드는 흡연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골목길에는 직장인 10여 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주변 음식점에서는 골목길에 넘쳐나는 담배꽁초로 인해 아예 골목길에 간이 재떨이를 설치해 뒀다. 이곳에서 만난 대기업 사원 박모(31) 씨는 “낮에는 사무실에서, 밤에는 인근 술집에서 참고 참았던 흡연 욕구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이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돌아간다”며 “한 번에 두세 개비씩 피우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카풀’ 흡연족=경기 용인시 한 중견기업 공장에서 근무하는 김모(29) 씨는 점심시간 후 동료들과 함께 자신의 자동차에서 담배를 피운다. 강화된 금연법 시행 후 사회 전반에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김 씨의 회사도 사업장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에는 사업장 규모가 큰 탓에 회사 밖으로 5분 넘게 걸어나가 담배를 피우고 왔지만, 상사로부터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운다”는 지적을 받고서는 자기 자동차를 ‘흡연실’로 삼았다. 김 씨의 흡연 방법을 전해 들은 동료들은 김 씨 자동차를 함께 탄 뒤 공장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카풀’ 흡연을 하기도 한다.
◇레저 흡연족=아직 금연이 시행되지 않은 스크린골프장이나 당구장 등에도 애연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3) 씨는 최근 팀 회식을 스크린골프장에서 했다. 대부분 남자 직원들로 이뤄진 이 씨의 팀은 식사하며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다 스크린골프장을 회식장소로 정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당구장에도 퇴근 시간이 지나자 7개의 당구대 중 5개의 당구대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구장 직원 박모(24) 씨는 “지난해보다 올해 손님이 크게 늘었는데 대부분의 손님이 재떨이를 찾는다”고 말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