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놀이란 출상(出喪)하기 전날 상여꾼이 빈 상여를 메고 풍악과 노래를 하면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민속놀이다. 상여놀이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예로서 황해도에서는 북과 장구를 치면서 상여를 메고 아들·딸의 집 등을 돌고,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아들·딸·친척·친구 집 등을 도는데, 골목길에 횃불을 켜고 골목길을 밟게 한다. 그런데 상여가 공동우물을 지날 때는 우물을 덮고 지나가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요즘 자치단체마다 지역축제가 성행하고 축제가 있는 곳이면 이 상여놀이가 특별 순서로 많이 등장한다. 놀이 자체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일단 흥겹고 화려하기도 하여 행사를 관람하는 주민들에게 인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상여놀이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어 열심히 참관하는 사람이 있다.
윤승규 ‘양주회다지소리’ 자문위원이 그 사람이다.
비단 ‘양주회다지소리’만이 아니라 ‘암사동 바위절마을호상놀이’, ‘횡성회다지소리’ 등, 기자가 취재를 위해 찾아가는 곳마다 그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 연고로 교제를 이어온 것이 상당한 시일이지만 최근 만난 곳은 지난 10월 11일, 암사동 선사마을에서 열린 선사문화축제의 특별순서인 ‘바위절마을호상놀이’ 재현 현장에서다. 그가 상여놀이에 적극적으로 뒤따라 다니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다. 구체적인 이유를 물었더니 그냥 무작정 상여놀이 자체가 좋고 소리가 무척 듣기가 좋다는 것이 이유의 전부였다. 그렇게 좋아서 따라 다니다 보니 차츰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으게 되었고 여러 지역 상여놀이의 특장점을 비교연구해 보기에 이르렀다.
그는 직장을 유지하면서 면학의 의지를 불태워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생사문화학과에 적을 두고 석사과정을 밟고 있고 부설 생사문화연구소의 객원연구위원으로 위촉되어 있기도 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양주회다지소리’ 의 경우 황정섭 무형문화제 보유자의 지도 아래 200여명의 관심 있는 자들이 자발적으로 정기적으로 모여 과제를 정하여 연구하고 공연 작품을 구상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마침 ‘바위절호상놀이’에는 이화여대 영문학과에 적을 둔 외국 학생 7명이 한국의 전통문화 견학으로 관람하고 있었는데 그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브리핑을 하기도 하고 기자에게로 인솔해 와서 함께 브리핑을 계속하기도 했다.
그의 꿈은 이 상여놀이를 단순히 장례의 일부분으로서가 아니라 임종, 수시, 고복, 초혼, 습염 등으로 이어지는 전통장례의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종합적인 상.장례 문화로 승화시키는 것이며 나아가 이를 작품화하고 서울문화재단 등 관련 기관과의 협력하에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크게 공개적으로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그것은 한 개인의 꿈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집약하고 충실화하여 자랑스런 문화로 보존할 수 있다면 당연이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여야 마땅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