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고 정차웅군(17)의 유족이 저렴한 장례용품만 고집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측은 “고인의 유족은 ‘국민 세금을 아껴야 한다’면서 가장 값싼 장례용품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26일 밝혔다. 병원측은 정군의 유족이 최하등급인 41만6000원짜리 수의를 아들의 마지막 길에 입힌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고대 안산병원장례식장의 최고등급 수의 가격은 400만원을 웃돈다. 정군은 큰 덩치에 맞춰 특수관을 썼는데도 가격은 27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장례비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다.
병원 장례담당자는 “유족이 장례용품의 가격을 묻고 나서는‘국민 세금으로 장례를 치르는데 비싼 것을 쓸 수 있느냐’며 모두 최하 등급의 장례용품만 골랐다”고 말했다. 검도 3단의 유단자로 체육교사를 꿈꾸어온 정군은 키 180㎝를 넘는 듬직한 체구였다. 정군은 사고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는 등 다른 학생들을 구하려다가 희생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군의 살신성인 정신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정 군은 남윤철교사(35), 최혜정교사(24·여), 박지영 승무원(22·여), 양대홍 사무장(45) 등과 함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5인의 세월호 의인들’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이들을 의사자로 지정하자는 청원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 군은 지난 22일 발인식을 거쳐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