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4일 ‘포괄간호서비스’ 제도 도입을 위한 2차 시범사업을 위해 20개 공공병원과 협약식을 맺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전국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 1차 시범 사업을 실시했지만 환자를 돌볼 간호인력이 부족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재 10만명 가량인 간호사 수를 오는 2020년까지 20만명으로 늘려 ‘포괄간호서비스(보호자 없는 병원)’를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의 ‘환자돌봄 서비스’ 같이 간호사 1명이 5~8명의 환자만 돌보면 되도록 함으로써 환자 보호자들의 간병 부담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포괄간호서비스는 그동안 ‘보호자 없는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돼 왔다. 환자가 보호자 없이도 충분히 병원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다만 일부 계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보편적 관점의 입원서비스 제도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포괄간호서비스‘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병원에 입원하면 온 가족이 병원에 들락거리거나 보호자 한명은 반드시 먹고 자면서 병수발을 들게 된다. 이게 여의치 않으면 큰 돈을 지불하고 간병인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하루에 6만~7만원, 한달에 200만원에 달하는 간병비는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간병비를 아끼기 위해 온 가족이 나서서 밤새 환자 곁을 지키다가 피로감과 스트레스로 보호자가 되레 드러눕는 경우도 많다. 잦은 병원 출입으로 인한 감염 우려도 크다. 간호사들이 간병부담을 덜어주는 게 최선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간호사 수는 10만명 정도다. 간호사 한명이 환자 15~20명을 돌보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간호사 한 명이 환자 5명, 일본은 7명, 영국은 8~9명의 환자를 돌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자의 상태를 적시에 확인하고 정확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간호사 수를 현재보다 2배 가량 늘어난 20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복지부는 앞으로 2차 시범사업을 운영한 뒤 보험 수가 개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오는 2020년께 전국에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까지 정부예산, 건강보험재정 등을 통한 시범사업 시행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지원방식을 확정해 2015년부터는 건강보험제도로 흡수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간호사들의 근무환경 개선, 업무에 걸맞는 보상체계 등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1차 시범사업에서 나름대로 좋은 효과를 얻었고 병원이나 환자 등의 호응도 좋았다”며 “2차 시범사업은 공공병원을 대상으로 해 서민들의 간병부담을 덜고 공공병원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