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7일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이 열렸다. 희생 장병들의 얼굴과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 | ▶“비록 육신은 죽었다 하나 그 영혼, 역사로 부활하고 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자유 대한의 수호신이 되리라.” ☜ 위령탑 비문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46명의 장병이 27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됐다. 이날 낮 12시 천안함 1주기를 맞아 천안함 피격 장소가 보이는 백령도 연화리에서 46용사 위령탑 제막식이 열렸다. 영토, 영해, 국민을 상징하는 세 개의 삼각뿔이 8.7m 높이로 솟아 있는 한가운데 46용사의 해군정신을 기리는 가스등의 불꽃도 함께 타올랐다.
제막식에는 유가족, 생존 장병, 백령도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46용사의 얼굴과 이름을 새긴 양각 부조 동판이 공개되자 가족들은 동판을 어루만지고 얼굴에 입을 맞추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46용사께 ‘오늘 밤이라도 당장 싸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고(告)한다”며 “고인들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멸의 표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이용상 하사의 아버지인 이인옥(50) 유가족 대표는 “이제 우리는 아들과 남편, 형제를 각자의 가슴속에 묻고 이들의 조국 수호 의지를 백령도에 영원히 새길 것이다”고 전했다.
제막식이 끝나자 가족들은 위령탑 뒤쪽의 전망대 앞에서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한참 동안 오열했다. 해군에 1억원을 기부했던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청자씨가 주저앉아 울자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이 윤씨를 끌어안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천안함에 승선했었던 김덕원 소령은 “오늘은 46용사가 북방한계선(NLL)의 수호자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라며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우리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위령탑 제막식을 마친 유족들은 여객선을 타고 평택으로 귀항하던 중 오후 2시30분쯤 천안함 침몰해역에서 10분간 ‘해상 위령제’를 가졌다. 유가족들은 국화 꽃다발로 헌화한 뒤 “이젠 편히 눈을 감아라”라고 외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여객선도 10여초간 뱃고동을 울려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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