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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딸은 상주가 될 수 없는가? 호주제 폐지 그후

[한국여성정책연구원논문]“아빠의 장례에 아들이 없다고 사촌 오빠가 상주를 했어요.”

호주(戶主)제가 폐지된 지 15년이 지났는데도 남성이 상주(喪主)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관습으로 인해 이처럼 외동딸 등 여성이 상주 역할을 포기해야 하거나 주요 결정에서 소외되는 등 상식 밖의 장례 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5년간 장례를 치른 1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30명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응답자의 94.5%는 ‘상주 역할을 하는 것은 주로 남성이었다’고 답했다. 또 95.3%가 영정사진과 위패를 드는 것은 남성 몫이었다고 답했으며, 76.6%는 중요한 의사결정 권한이 남성에게 있었다고 답했다. 89.5%는 상주 역할을 한 남성이 제사를 모셨다고 밝혔다. 반면 85.4%는 ‘음식을 준비하고 조문객을 대접하는 일은 주로 여성이었다’고 답했다. 남성이 중심이 되고 여성은 주변으로 물러나 있는 성차별적 장례문화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도 응답자의 과반수는 장례에서의 고정된 남녀역할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상주는 남성이 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 응답자는 40.0%에 그쳤다. ‘여성은 음식을 준비하고 조문객을 대접해야 한다’는 질문에 69.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존의 장례방식이 1인 가구, 비혼 증가 등 최근의 가족 변화와 맞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 비율도 85.8%에 달했다. 상주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36.1%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하기도 했다. 주로 여성과 젊은 세대일수록 가부장적 장례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응답자의 89.2%는 ‘성별에 따라 역할을 한정하고 차별하는 제사 문화는 개선돼야 한다’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관련 연구논문은 '김동원장례문화연구소' 블로그 수록]

 

 

고비용·허례허식의 장례보다는 형식과 절차를 간소화한 ‘작은 장례식’에 대한 요구도 드러났다. 특히 장례 기간과 관련, 2명 중 1명은 “3일장도 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가족 나름의 가치와 의사를 반영하기보다는 제공된 매뉴얼에 따라 경황없이 치르다 보니 장사방식은 현대화됐지만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성찰은 하지 못했다”며 “추모와 애도라는 장례의 본질은 남기고, 불합리한 성별 역할 구분과 위계로 구성된 의례를 걷어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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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 함께한 무연고 장례 -부용구
서울역에서 도로를 건너면 높은 건물들 사이 여인숙과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동네가 있습니다. 동자동쪽방촌은 주민들 스스로가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를 조직하여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반찬 나눔, 의료서비스 등의 지원을 모색하며 이웃들끼리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나눔과나눔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거주민들 중 무연고자가 되어 돌아가시는 분이 있을 때 함께 장례를 치러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3월 중순 SNS에서 동자동사랑방의 유○○ 이사장의 사망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장례 등을 통해 뵈었던 이사장님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사망소식은 황망하기만 했습니다. 연고자로 형제들이 있었지만 시신인수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장례가 언제 확정될지 알 수 없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랑방 활동가들은 형제분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난 4월 초 유 이사장의 장례일정이 확정되었고, 화장일에 앞서 동자동에서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추모식에 조문을 왔고, 각자의 추억들을 가지고 유 이사장을 애도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생전에 아픈 주민들을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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