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강릉시와 문화재청은 지난 8월 31일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강릉 초당1처리분구 하수관로 정비 사업부지 내 유적에서 찰갑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사업부지내 2구간에 있는 토광목곽묘에서 출토됐다.
묘는 동-서를 중심방향으로 잔존 길이 약 1.6m, 너비 1.4cm, 깊이 20cm 정도의 장방형으로 추정되며, 바닥은 지름 약 5~10cm의 작은 돌을 사용하여 시신을 올려놓는 바닥을 마련하였고, 가장자리로 목곽의 흔적이 확인됐다. 찰갑은 목곽묘의 서단 벽 쪽에 토기와 함께 부장되어 있었는데, 몸통을 보호하는 부분 이외에 목의 뒷부분을 보호하는 목가리개(頸甲), 어깨를 보호하는 어깨 가리개(肩甲)가 함께 발견됐다. 4세기대 강릉지방에 주둔하고 있던 신라장수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5세기대 강릉지역은 고구려와 신라의 변경지역으로 삼국사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빈번하게 국경 충돌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내물왕 42년(395년) 말갈이 북쪽변방에 침입해 신라가 크게 패했다는 내용과 내지왕 34년(450년) 하슬라(현재 강릉지방) 성주 삼직(三直)이 고구려의 변장을 살해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동안 강릉지역에서는 많은 수의 신라 고분이 조사된 바 있는데 특히 초당동에서 출토된 출자형 금동관, 은제 새 날개모양 모자장식, 나비모양 금동 관모장식 등의 위세품은 삼국시대 강릉을 중심으로 한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줬다.
이러한 역사적 고고학적 성과로 지난 2007년 초당동 유적이 사적 제490호로 지정됐다.
이번에 출토된 신라 찰갑은 초당동유적에서 출토된 또 하나의 중요한 유물로 중부지역은 물론 영남지방 이외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출토돼 신라시대 찰갑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확보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그간 초당동 일원에서 출토된 나비모양 금동관모 장식, 은제 새 날개모양 모자장식 등 여러 출토유물 등과 더불어 삼국시대 강릉의 역사적 위치와 지정학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