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아름다운 세상

400년 제아내를 돌려 주세요

 
- ▲ 두류수영장 한 모퉁이에 있는 배롱나무(위)와 경남도청에 있는 배롱나무(아래)
●생이별 24년 "부부나무" 애타는 망부가
●두류공원·경남도청에 "별거"…"대구 합쳐 시민 명소 만들자"
●저는 대구시민들이 많이 찾는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한 모퉁이에 살고 있습니다. 금용사 입구에서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빨간 꽃나무’(사진)입니다. 두류수영장 안쪽 수영선수들의 합숙소로 쓰이는 건물 바로 앞이 제 보금자리죠. 학자들은 절더러 배롱나무라 부르기도 하고 간지럼나무라고도 하더군요. 제 몸을 살살 긁으면 이파리가 움직인다나요.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어 백일홍 나무라고도 부릅니다.
경남 합천에서 대구에 온 지도 벌써 24년째네요. 그러나 그때
40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를 두고 왔습니다. 제 이야기는 아내를 돌려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별칭 같은 건 없었지만 제가 대구로 올 때 누군가가 제게 "부부나무"라고 불러주었습니다.

(수영선수 합숙소 건물 앞에 뿌리 내리고 있는 배롱나무는 두 그루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부나무가 대구에 오던 1984년을 기억하는 이의 말에 따르면 "두 그루처럼 보여도 하나"라고 했다.)

아내는 지금 경남 창원의 경남도청에 있습니다. 도청 입구 오른편에 있는 못 가에 뿌리 내리고 있죠. 1984년까지 우리 내외는 경남 합천군 봉산면 골마마을이라는 곳에 살았습니다. 마을 공동 우물가에 서있던 당산나무였습니다. 그런데 합천댐이 들어선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수몰예정지역으로 지정돼 마을이 물에 잠길 거라 했습니다.
1984년 6월쯤, 대구에서 녹지관련 부서 공무원이라는 사람(배상민 현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전 대구시 녹지과장)이 우리 내외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만져보고 하더군요. 처음엔 탄성을 지르더니 이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나무를 세우더라도 6m인데 뿌리와 묻은 흙까지 포함하면 더 길겠어. 천상 눕혀서 싣고 가야하는데 14m나 되는 걸…. 마을까지 들어오는 길이 지프도 겨우 들어갈 정도던데…. 이걸 어쩌나… ."

잠시 그 사람들이 나누는 얘길 들으니 대구시장(이상희 전 대구시장)의 특명이라더군요. 400년 가까이 된 나무를 물에 잠기게 하기엔 안타까웠다나요. 반드시 저희 내외를 데려오라고 했답디다. 그때가 도시녹화 5개년 계획이 만들어진 지 1년 되던 해였다네요. 대구시 공무원들의 얼굴색이 변한 이유는 도로 사정 때문이더군요. 우리 내외의 몸집이 컸거든요.

(대구시 관계자들은 마을까지 1.5km에 이르는 소로와 소로를 벗어나더라도 폭 6m 정도의 왕복 2차로 도로로는 나무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판단, 미 19지원단장의 협조를 통해 헬기수송을 결정하게 된다. 완공되지 않은 88고속국도까지만 수송해주겠다는 제한적 조건이었다.)

며칠 뒤 그 사람들이 또 왔더군요. 우리 내외를 한꺼번에 싣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던지…. 그것도 잠시 사람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두 그루잖아."면서 말이죠. 안사람을 놔두고 저를 먼저 헬기에 싣더군요. 저는 고속국도를 타고 우여곡절 끝에 대구로 왔지만 안사람은 올 기미를 보이지 않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아내는 경남도청으로 갔다고 하더군요.

(대구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84년 당시 골마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갖고 나오려던 이 나무는 경남도청에 있던 나무와 함께 대구로 이송될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남도청 신청사 준공 이후 청사 내에 전국 8도의 나무를 심고 있던 경남도가 나무를 옮겨가 400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나무가 생이별을 맞게 됐다고 한다.)

"부부나무"라는 이름은 그렇게 지어졌습니다. 다시 같이 살 날이 있겠지요? 아직은 꽃도 흐드러지게 피울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니까요. 제가 피운 꽃이 한창인 8월입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진분홍꽃 그늘도 큽니다. 안사람과 함께라면 더 큰 그늘을 만들어 대구시민들의 시원한 휴식처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아내를 돌려주세요"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