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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1호 개그맨’ 전유성 남긴 말 '검소한 장례, 수목장'

수많은 선후배들, 아쉬운 석별에 시간도 잠시 멈춰

 

"전유성은 발길 가는 대로 자유롭게 살던 사람이었어요. 돈과 명예보단 새로운 모험과 시도를 흥미로워했죠. 생전에 술도 많이 좋아했는데 저세상에선 마실 수 있는 술을 마음껏 마시며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방송인 이상벽은 26일 '개그계 대부' 전유성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전유성은 개그라는 장르를 개척한 개그의 창시자"라며 "K-컬처가 왕성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아이디어 뱅크' 전유성이 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어야 하는데, 그의 출중한 재주까지 고인과 함께 묻힌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조문 첫날부터 연예계 선후배 동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었다. 그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빈소를 정하는 과정부터 유족들과 함께했으며, 아침 일찍부터 조문객들을 맞았다.

 

그는 "돌아가시기 직전 모습이 머릿속에 남는다. 몸은 이미 망가져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상태에서도 계속 유머를 하셨다"며 "숨 쉬는 것도 힘든 와중에 장례는 코미디협회장으로 검소하게 해달라고 말씀하시고, 수목장을 하겠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평소 전유성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던 최양락·팽현숙 부부도 빈소에 들어서며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양락은 "데뷔하자마자 제일 먼저 만난 어른이 전유성 형님이었다"며 "형님은 대본 중심의 옛날 코미디에서 토크 형식의 개그로 그 영역을 넓히신 분이다. 형님이 없었다면 저도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아닌 엉뚱한 직업을 하고 있었을 것이고, 아내 팽현숙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형님이 갑자기 전화해 '내가 곧 죽을 것 같은데 네가 보고 싶다'고 하셨다. 당시 일본이었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달려갔다. 그게 불과 3일 전이었다"며 "아마 형님은 천국에서도 '천국도 막상 와 보니 엉성한 게 많아. 여기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콘서트를 열어야겠어'라며 아이디어를 내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심형래는 "제게 친형 같은 분이다 보니 어제는 마음이 먹먹해 방송도 잘 못하겠더라"며 "굉장히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술을 조금 덜 드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유재석과 지석진은 1시간 반가량 빈소를 지켰고, 저녁께 빈소를 찾은 강호동은 "선생님은 항상 후배들에게 좋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주시던 분"이라며 "선배님 덕분에 많이 행복했다.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남희석은 "제 스승님으로서, 또 제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분으로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예전에 제게 (만약 죽으면) 묘비에 어떤 문구를 쓸 것인지 물으시면서, 본인은 '웃지 마, 너도 곧 와'라고 쓰겠다고 얘기해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 가장 선배님다운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고 회상했다.

 

가수 서수남은 "내가 아주 사랑하는 아우가 형보다 먼저 떠나는 것을 보니 좀 더 잘해줄 걸 왜 이렇게 미안한지 모르겠다"며 "유성이가 자기 몸을 안 챙기는 스타일이어서 그저께 통화할 때도 몸 관리를 좀 하라고 얘기했는데, '빨리 가고 싶다'던 농담 섞인 얘기가 진담이 돼 버려 너무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빈소를 찾았다.

 

최 장관은 "언제나 특유의 재치와 기지로 온 국민을 웃음으로 위로해주셨던 분인데 너무 빨리 떠나셔서 아쉽고 안타깝다"며 "하늘나라로 가셨으니 그곳도 또 한 번 웃음으로 떠들썩할 것 같다. 편히 쉬시고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작품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수만 A20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는 "어릴 적 같은 교회에 다녔던 사이"라며 "진정한 기인이었다. 박학다식하고 아이디어의 차원이 남다른 분이었고 후배 양성에 진심이셨다"고 기억했다.

 

전 배우자였던 가수 진미령을 비롯해 가수 조용필, 설운도, 배우 박중훈, 코미디언 임하룡, 엄영수, 박미선, 이윤석, 박준형·김지혜 부부, 고명환, 이수지, 셰프 이연복, 마술사 최현우, 작곡가 윤일상 등은 근조 화환을 보내 애도했다.

 

김경수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과 KBS·MBC 등 방송 관계자들의 근조 화환도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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