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명절 기간, 대한민국 차례상 풍경의 급격한 변화는, 전통적인 추모 방식에 IT기술이 깊숙이 스며든 중요한 변곡점이라 할 수 있다. 지방과 영정사진 대신 ‘AI 조상님’이 자리를 채우는 모습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추모 문화의 한 장면이다.
이제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흑백 사진 속 고인을 생생하게 눈을 깜빡이고 미소 짓는 영상으로 재현하는 시대가 열렸고, 이 때문에 ‘AI 추모’, ‘디지털 복원’, ‘목소리 생성’ 관련 앱의 다운로드가 급증하는 등 디지털 추모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AI 기술 고도화로 비용 부담은 크게 줄어들어, 가족들은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고인의 모습을 다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고인 추모에 없어서는 안될 지방의 자리에 번듯이 자리잡기 시작한 고인 영상이 점차 우리 주변에 낯이 익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 추모 관계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디지털 추모는 시간이 지나며 멀어진 고인과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고, 유가족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이별을 경험한 이들에게 AI 복원은 공허함을 채우는 의미 있는 작별 인사이자, 상실을 달래는 새 방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봉안당에서 AI 영상을 틀어놓고 대화하는 유가족의 모습은 전통적 죽음 기념 공간의 차가움을 덜어내는 인간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가치와 유교적 추모관념에서 이는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데이터를 조작해 마치 살아있는 듯 연출하는 ‘디지털 강령술’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사회적 논란도 심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인을 속시원히 떠나보내지 못하는 애도의 자연스러운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심리학적 우려도 존재한다.
한편, 국내 모 기업이 개발한 고인 추모 IT기술이 이웃 일본의 관련 업체에서 관시믈 가지고 협업을 구상한 사례가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전통 추모 전문가들은 기술의 활용이 추모 본연의 가치를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은 추모를 돕는 수단일 뿐, 인간의 존엄과 죽음에 대한 예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불어 세대 간 인식 차이와 기술 접근성 문제도 함께 고려하여 디지털과 전통 추모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6년 대한민국의 설날은 전통적 애도와 첨단 IT기술이 한 공간에 공존하며, 이별의 방식을 새로 배우고 적응하는 과도기적 상황임을 보여주었다. 기술의 이점과 한계를 바르게 이해하고, 인간적 감성과 존중을 잃지 않는 균형 있는 추모 문화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더욱 중요한 가치를 유지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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