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대비해야 할 위험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그래서 보험도 각국의 문화와 사정에 따라 다르게 발달한다. 흔히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암보험, 종신보험 외에도 특이하고 색다른 보험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특히 중국은 독특하고 보험료도 저렴한 이색보험 강국이다. 중국에서 팔고 있는 재밌는 보험 중 하나는 이혼보험이다. 말 그대로 이혼을 하면 보험금을 주는 상품인데 주로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결혼박람회 등에서 판매한다. 얼핏 보면 이혼을 장려하는 보험 같지만 보험사가 가입자가 이혼하지 않고 오랜 같이 살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와 제휴한 전문 상담사가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주말에 부부에게 도움이 되는 강좌나 세미나를 진행해 원만한 결혼생활이 이뤄지도록 돕는 식이다. 이름은 이혼보험이지만 실제로는 '이혼방지보험'인 셈이다. 보험료도 한 달에 1만5000원(30세 남자 기준)으로 비싸지 않아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보험료를 얘기하다보니 중국에는 보험료 200원짜리 보험도 판다. 온라인쇼핑으로 물건을 살 때 반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가입하는 반송보험인데 최저가 보험료는 1위안(한화 200원) 가량으로 매우 저렴하다. 물건을 반품하는 경우 운송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보험사가 지급해줘 인기다. 이 보험은 2013년 알리바바와 텐센트, 펑안보험이 투자해 설립한 중국 최초 인터넷 전용보험사인 종안보험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다. 종안보험은 반송보험 외에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보상해주는 보험이나 망가진 타이어의 사진을 찍어보내면 타이어를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상품권을 보내주는 타이어보험 등도 판매한다. 모두 보험료가 싼 단기상품으로 모바일을 통해서면 판매된다. 중국은 보험기간도 10분 단위로 가입할 수도 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승객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만 사고 위험을 보장해주는 '중국판 대리운전보험'은 10분 단위로 쪼개서 보험료를 산정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우리에겐 생소한 무덤보험을 판다. 조상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보험인데 천재지변이나 사고로 조상의 무덤이나 비석 등이 손상될 경우 수리비를 지급하는 형태다. 매년 성묘 시에는 왕복 교통비도 제공한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무덤이 손상되는 피해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이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영국에서는 월드컵 축구 경기에 질 경우 패배에 대한 충격을 보장하는 보험도 판매한다. 월 보험료는 19만원 정도인데 보험금을 약 1억8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정신적 충격에 대한 부분은 의학적으로 증명해야만 인정된다. 또 캐나다에서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임신보험도 나왔다. 이 보험은 불임수술을 했음에도 임신을 했다는 의학적 증거를 제시해야만 보장된다.
국내에서는 이색보험을 주로 손해보험사가 팔고 있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행사가 취소된 경우에 보상하는 행사취소보험이나 신종날씨보험, 애견의료보험등이 판매돼 왔다. 최근에는 결혼식장 파손 등의 이유로 결혼식이 취소되거나 결혼의상 손상, 예물 도난, 신혼여행 출국 실패 등 결혼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보장하는 결혼보험 상품도 출시됐다. 이밖에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했을 때 보상해주는 보험, 경유 차량에 휘발유 주유해 피해를 당했을 때 보장받는 보험 등 누구나 닥칠 수 있는 만약의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도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