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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 엑스포파크에서 막을 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대만(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과 중국(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4회 호주 대회부터 이번 9회 프랑스 대회까지 6회 연속 우승했다. 1981년 제1회 일본 도쿄대회부터 이번까지 총 9번 가운데 한국은 7번 종합 우승을 차지해 장애인 기능 부문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임을 입증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연합(IAF)에서 주관하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는 세계 각국 장애인이 직업능력을 겨루는 대회이다. 전자기기 조립, 가구제작, 컴퓨터 프로그래밍, 양복·양장, 목공예, 사진, 웹 마스터 등 각 부문에서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룬다.
23∼26일 열린 이 대회에는 전 세계 35개국에서 510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한국은 39명이 39개 직종 경기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 귀금속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김정범 씨는 "어릴 때부터 휠체어를 탄 나를 업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랑으로 길러 주신 할머니께 금메달을 드리겠다"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 귀금속 분야의 명장이 돼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6연패를 위해 대회 3개월 전부터 합동훈련을 했으며, 직종마다 훈련지도위원을 배치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했다. 선수단장인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와 지도위원이 혼연일체가 돼 열심히 훈련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대회 조직위원회나 IAF에서 상금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한국 정부가 장애인기금에서 국제대회 입상자에 대한 상금과 기능장려금을 편성해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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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9개 직종 경기가 열린 이번 보르도 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기능경기대회인 '유로 스킬(Euro Skill)'과 동시에 진행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컴퓨터정보통신, 용접, 미용, 안경제작 직종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대회 전부터 “선생님, 저 너무 떨려요, 금메달 따면 인터뷰 해줄꺼에요?”라고 질문하던 권준경 선수(지적3급, 25세)도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권 선수는 “처음에는 떨렸어요. 자로 치수 재는 것은 어려웠는데 최선을 다했어요”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대구에 거주하는 권 선수는 어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부모님,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단다. 경기 후 로비에서 만세를 외친 귀금속 공예 직종 김정범 선수는 눈물을 글썽이며 “남자는 3번만 우는거래요. 진짜 너무 기뻐요”라며 감격을 표했다. 김 선수는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과 도면이 다르게 나와서 당황스러웠지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열심히 귀금속 공예를 배워서 원본기사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소망했다. 박승규 선수단장은 “이번 대회는 주최국을 비롯한 참가국의 견제 등 모든 여건이 어려웠지만 승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노력한게 우승한 결과를 낳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朴대통령, 장애인기능올림픽 우승 대표단에 축전
박근혜 대통령은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종합우승을 달성한 우리나라 대표선수단에 축전을 보내 격려했다고 청와대가 27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축전에서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일곱 번째 종합우승을 달성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단의 쾌거를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국민의 명예와 자긍심을 드높인 선수단 여러분, 지금의 열정과 꿈을 살려 능력 중심 사회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랑스럽지만…" 인식, 처우개선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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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6회 연속 우승했다는 소식이 27일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자랑스럽다"면서도 "장애인, 기능인에 대한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모습이었다. 네이버 아이디 'nude****'는 "아직도 많은 것들을 배려하지 않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만도 힘들 텐데 이렇게 뛰어난 성적을 내다니 대단하고 또 자랑스럽다"며 "극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고 박수를 보냈다.'dntd****'는 "정말 대단하다. 그것도 6회 우승이라니 정말 축하드린다"며 "옆에서 뒷바라지하신 분들도 대단하다"고 축하를 건넸다.
그러나 장애인, 그리고 기능인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컸다.
'ltmm****'는 "기술 강국이고 세계 6연패이면 뭐하나. 이 나라 기능인에 대한 대우는 엉망이다"라며 "제발 장인, 명장, 기능인에 대한 대우 제대로 해주세요"라고 강조했다. 'ubin****'는 "개개인은 세계 최고라고 하지만 정작 장애인들의 일자리의 수나 질은 형편없는데 메달 여부가 무슨 소용 있겠나?"라며 "잠깐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정도지 장애인 채용공고 보면 벌금 내기 싫어 의무고용 채우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내놓은 저임금 저질 일자리들"이라며 현실을 개탄했다. 아이디 'muan****'도 "예전에는 이런 기사를 보면 흐뭇했는데 왜 요즘은 씁쓸한 뒷맛이 남을까요"라며 "장애인들이 살기 얼마나 어려운 사회이면 기술만 연마해서 달인이 되나 싶기도 하고…. 이런 성과로 한국이 좋은 나라라고 하지 말고 상 못 받아도 좋으니 장애인들이 진심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적었다. 'siri****'는 "장애인분들도 자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