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산업에 있어 반려동물 장례분야가 이제 관련법 시행으로 점차 그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장례사업자들이 상식적으로 익혀 두어야 할 관련 지식을 발췌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편집자-주]
반려동물 내리사랑 '펫로스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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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가족인 시대.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이해는 높지 않은 편이다. 반려동물 문화의 밝고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다보니 죽음과 같은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편이 많다. 특히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된 지 얼마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펫로스 증후군'과 같은 반려견의 죽음과 관련해서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이다. 오랜 가족를 잃은 사람에게 "개 한 마리 죽은 걸 가지고 뭘…" 라는 시선이 훨씬 많은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대부분 반려인들은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섰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애완(愛玩)의 의미를 넘어 '동반자'란 뜻의 반려(伴侶)동물로 승격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펫팸족(pet+family의 합성어)'도 등장했다. 동물을 자식처럼 여기는 펫팸족은 애완동물에게 좋은 음식, 좋은 옷을 입히고 생일 파티도 열어준다. 바야흐로 '개 팔자가 상팔자'인 시대다. 렇게 가족같이 지내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들은 대부분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다. 짧게는 몇주, 길게는 몇년을 상실감에 괴로워 한다고 한다. 심한 사람은 우울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펫로스 증후군' (pet loss syndrome)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슬픔이나 우울증을 앓는 현상을 말한다. 심한 경우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살로 이어진다. 지난 2012년 부산에서 키우던 강아지의 죽음을 슬퍼하던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두번 연속 발생하자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잠시 커졌었다. '펫로스 증후군'을 심하게 앓는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 사는 사람이거나 취직·결혼 등으로 자녀를 독립시킨 장·노년층이다. 이들은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단순 동물이 아닌 자녀로 생각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애착을 형성하고 심리적인 위로를 받는다. 반려동물을 제2의 자녀 또는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려동물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예상치 못한 충격과 상실감에 더욱 괴로워한다.
왜 갑자기 '펫로스 증후군' 인가? 우리나라 반려동물 문화는 2000년대 부터 붐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8,90년대 정점을 찍은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정착되고 싱글족이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과 개인이 늘어났다. 반려동물 중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강아지와 고양이의 수명이 10년~15년임을 고려할 때, 2000년대 초반부터 키우기 시작한 반려동물들은 현재 노년기에 접어들어 수명이 거의 다한 경우가 많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반려동물의 노화와 죽음을 경험하게 된 가정과 개인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펫로스 증후군'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와 관심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펫로스 증후군'은 개인과 사회가 처음 경험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오해와 편견들을 동반한다. "고작 개 한마리 죽을 걸로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다니…" "저 사람 키우던 강아지 죽었다고 밥도 못먹는다던데 오버아냐?"라는 생각과 시선들이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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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모나 가족이 죽었을 때보다 더 슬퍼하나?
'펫로스'라는 말은 있어도 '휴먼로스'라는 말은 없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오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늘어나는 반면에, 부모나 가족의 죽음 때문에 우울증을 오래 겪는 사람들 얘기는 흔하지 않다. 이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에게 기대하는 것이 같은 인간인 부모나 자녀, 형제에게 기대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모에게 경제적·정신적 독립을 하면서 부모는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부모 역시 자녀의 독립을 지켜보면서 어느 정도의 분리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반려동물에게서 한번 형성된 애착관계는 별다른 분리과정 없이 부모와 자녀 관계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반려동물이 나에게 속해있다는 안정감과 소속감이 커지면서 키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행복하게 만들지만, 죽음을 맞이했을 때 그만큼 충격과 상실감은 더 크게 자리한다. 그래서 자녀의 독립으로 인한 상실감으로 '빈둥지 증후군'를 앓았던 중년 여성들이 그 대안으로 반려동물을 키웠을 때 '펫로스 증후군'을 앓을 확률이 높다.
'펫로스 증후군'을 예방/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없나?
아직 개념과 현상 자체가 생소하고 신기한 '펫로스 증후군'은 피할 수는 없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아끼던 대상이 사라졌을 때 상실감은 당연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예견된 '죽음'이라는 점에서 미리 '죽음'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노년기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동물과의 이별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죽음 이후 상실감에 대한 주변의 깊은 이해가 절대적이다. 경험하지 못한 감정이라며 냉소와 조소를 보내지 않고, 그 슬픔을 함께 들어주고 위로해주려는 주변의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인과 함께 애도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 1~3개월 정도 우울증은 정상적인 일이지만 그 이상 지속될 때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장례문화
과거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폐기물로 취급되어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슬픔과 상실감을 견디는 것도 힘든데 가족처럼 함께해 온 반려동물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반려동물 죽음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반려동물의 사후 처리에 새로운 제도와 문화가 생기고 있다. 2014년, 장례를 치르는 동물들은 폐기물에서 제외되면서 반려동물의 장례식과 장례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의 장례식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추모와 애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때 가족이었던 이를 추억할 수 있도록 화장해 골분을 예쁘게 보관하거나 '메모리얼 스톤'으로 만들어 간직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