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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日 고대 유물 속에 신라·가야·백제가 보인다

일본 고훈(古墳)시대 유물들이 대거 경주에 모였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에서 지난달 말 개막한 '일본의 고훈문화' 특별전.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일본 나라국립박물관과 협력해 일본 내 9개 기관에서 출품한 380점을 내놨다. 일본 국보가 29점, 중요문화재가 197점에 달한다. 당시 한·일 교류를 보여주는 한국 문화재 20점이 비교 자료로 함께 전시됐다. 고훈은 옛 무덤을 뜻하는 고분의 일본어 발음. 일본 고훈시대는 3세기 중엽부터 6세기 후반까지, 고대 대형 무덤이 집중적으로 조성됐던 시대를 뜻한다. 당시 일본은 선진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신라, 가야, 백제 등과 활발히 교류했다. 이영훈 관장은 "우리 고대 문화가 일본 열도에 영향을 줬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당시의 일본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는 거의 없었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고훈시대를 전기와 중기, 후기로 나눠 보여준다. 고훈시대 전기는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앞은 사각형이고 뒤는 둥근 형태의 무덤)이 정연하고 획일적 형태를 갖추는 시기. 나라(奈良)현 구로즈카(黑塚) 무덤에서 출토된 청동거울, 도다이지야마(東大寺山) 무덤에서 출토된 돌팔찌 등 주술적 역할을 한 부장품을 볼 수 있다. 중기인 5세기는 고훈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무덤을 만들었던 시기다. 청동거울과 돌팔찌가 줄어드는 대신 갑옷과 투구가 등장한다. 4세기 후반 일본은 신라와 가야에서 덩이쇠(鐵鋌)를 수입했고, 5세기부터는 철기 제작 도구인 단야구(鍛冶具)를 이용해 철기를 직접 제작한다. 신라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안장, 발걸이 등의 마구(馬具)도 이 시기에 출토됐다. 전시장 중앙에 우뚝 늘어선 대형 하니와들이 전시의 하이라이트. 고훈문화를 대표하는 하니와는 처음에는 원통형이었으나 이후 사람, 동물, 의자, 집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다. '일본서기'에는 하니와의 유래에 대해 "순장 풍습이 있던 야마토 정권 시절, 땅속에 묻힌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왕이 슬퍼하자 산 사람 대신 흙으로 만든 사람을 묻은 것"이란 기록이 있다. 철기와 마구, 토기와 금속품 등 각종 부장품에는 당시 활발했던 한·일 교류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마지막 방점은 후지노키(藤ノ木) 무덤에서 출토된 금은 장신구와 화려한 마구. 정교한 봉황 장식이 새겨진 국보 말띠드리개 등 삼국시대 마구의 영향이 뚜렷하다.

전시에 쏠린 한·일 학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일본 학자들은 "일본 내에서도 고훈시대 유물이 이 정도 규모로 모인 적이 없었다"며 전시장을 찾고 있다. 유물 중심으로 쉽게 풀어서 일반 관람객의 눈높이에도 흥미로운 전시다. 2월 21일까지. (054)740-7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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