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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3000년 시공을 초월한 '마을 솟대'의 흔적인 듯

청동기시대 제의공간(祭儀空間) 환호(環濠) 확인

경기도 평택과 구리에서 기원전 810세기 제의(祭儀)공간을 구획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환호(環濠, 도랑 겸 마을 경계시설)가 잇달아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얼문화유산연구원이 경기도 평택 용이동 용죽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름이 24m인 환호를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또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를 실시한 구리 교문동의 구리포천 고속도로 현장에서도 지름이 34m인 환호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얼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소형 환호들은 지름이 100m 안팎인 일반적인 환호에 비해 크기가 작아 제의용으로 사용됐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택에서 나온 환호는 주거지 유구(遺構)보다 고도가 높은 구릉에서 발견됐으며, 소형 환호를 동심원처럼 감싸는 큰 환호 2개가 추가로 드러났다. 아울러 도랑에서 불을 사용한 흔적이 나왔고, 환호 안쪽 노면에서 지름이 2575인 나무 기둥을 설치한 구멍 30여개가 조사됐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환호는 마을의 경계 역할을 하는 것과 제사나 제의공간을 에워싸는 것이 있는데, 평택과 구리에서 발굴된 환호는 제의용 환호치고는 매우 이른 전기 청동기시대에 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을 피운 흔적은 음식을 조리하거나 동물을 잡아 태울 때 발생했을 것이고, 나무기둥 구멍은 제물을 올려두는 제단이 있던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16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 회의에 이들 유적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안건으로 올려 보존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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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 청동기시대 제의용 환호평택-구리에서 잇달아 발견

 

삼한의 여러 소국에 각각 별읍(別邑)이 있으니 이를 소도(蘇塗)라고 한다. 이곳에 큰 나무를 세워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긴다. 소도로 도망 온 사람은 누구든 돌려보내지 않으므로 도적질하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

 

삼한시대 소도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청동기시대 제의(祭儀)용 환호(環濠)’가 경기 평택과 구리에서 최근 잇달아 발견됐다. 특히 평택에서 발견된 유구는 청동기 환호 가운데 유일하게 구덩이에서 불을 피운 흔적이 나와 주목된다. 지금껏 문헌으로만 전하는 소도의 실체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소도는 제정(祭政)이 분리된 삼한시대 때 제사장 격인 천군(天君)이 독자적으로 통치하던 곳이다. 세속 권력도 함부로 손댈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지금도 시골마을의 성황당 옆으로 새 모양의 나뭇조각을 꼭대기에 매단 솟대를 볼 수 있다. 전라도의 소줏대’, 강원도 솔대’, 경상도 별신대1700년 전 소도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3세기 무렵 삼한시대 소도의 원형 내지 기원이 기원전 8~10세기경 청동기 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이번에 열린 것이다. 14일 문화재청과 발굴기관인 한얼문화유산연구원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용이동 용죽도시개발사업지구 안에서 청동기시대 소형 환호 1곳과 같은 시대 주거지 39곳이 무더기로 나왔다. 소형 환호는 지름이 24m로 지금껏 발견된 청동기 환호 가운데 가장 작다. 앞서 경기 구리시 교문동에 있는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건설부지에서도 청동기시대 소형 환호 1곳과 같은 시대 주거지 24곳이 발견됐다. 이곳 역시 소형 환호의 지름이 34m에 불과하다. 마을사이의 경계를 구분 짓거나 방어용으로 만들어지는 지름 100m 안팎의 일반 환호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것이다.

 

두 곳의 소형 환호 모두 취락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8일 직접 둘러본 평택 용이동 소형 환호는 구릉의 가장 정상에 자리 잡아 경사면 아래로 쭉 늘어서 있는 주거지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구리 교문동 환호도 마치 호위무사처럼 주거지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전문가 검토회의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이강승 충남대 교수(고고학)소형 환호가 먼저 조성된 뒤 주거지를 에워싸는 외곽의 대형 환호들이 나중에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평택 용이동 소형 환호의 도랑 안은 U자형으로 구덩이가 패여 있는 일반 환호와 달리 바닥이 평평하게 다져져 있다. 게다가 청동기시대 환호에서는 처음으로 도랑 안에 불을 뗀 흔적이 다섯 군데나 발견됐다. 이남석 공주대 교수(고고학)죽음과 관련된 의례가 행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환호의 안쪽 노면에서 발견된 지름 24~77의 작은 구멍 34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주거용 나무기둥을 박은 흔적으로 보기는 숫자가 너무 많고 간격이 일정하지도 않다. 이 교수는 주거용보다는 시신을 올려놓는 단을 세우기 위한 기둥 구멍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구멍이 솟대를 꽂은 흔적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발굴기관 관계자는 제사를 치를 때마다 솟대를 새로 세우는 과정에서 땅에 구멍이 불규칙하게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학술원 회원·고고학)환호들은 청동기시대 전기의 제의용(祭儀用)으로 보이며 1,000년 뒤 삼한시대의 소도로 이어지는 기원 내지 원형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열린 문화재청의 전문가 검토회의에서는 청동기 소형 환호와 주거지는 학술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국도 1호선 우회도로 건설과정에서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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