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약 3700년 된 궁궐터가 발견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문화부는 그리스 남부 스파르타 인근에서 기원전 17~16세기경 세워진 궁궐터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시기는 그리스 본토에서 나타난 최초의 문명으로 꼽히는 미케네 문명의 여명기로 여겨지는 시기다. 발굴 작업은 2009년 시작됐으며, 이 궁궐에는 약 10개의 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고학자들은 현장에서 종교의식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물체와 찰흙으로 빚은 상(像), 황소 머리 장식이 된 컵, 검(劍), 벽화 조각 등을 발굴했다.
그리스 문자의 초기 형태인 선형 B(Linear B) 문자로 된 판도 발견됐다. 이 판에는 종교의식의 세부사항과 몇몇 이름과 지명이 적혀 있었다. 선형 B문자는 기원전 15세기 후반에야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발견으로 최초 사용 시기가 앞당겨졌다. 그리스 문화부는 이번 발견으로 “해당 지역의 정치·행정·경제·사회 조직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고, 미케네 문명기 사람들의 믿음과 언어 체계에 대한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스 문화부는 또 현재 그리스 전역에서 150곳 이상에 대한 발굴이 진행 중이라면서 이 같은 사실이 “그리스의 고고학적 풍요와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