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천의 한 일가족은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인천 남구청에 따르면 지역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A(51)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와 빌라 등을 서울과 인천에 15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는 A씨의 부채 규모와 부동산 거래 정황을 밝히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가 직장 생활을 해 일정 수입이 있었다는 점과 “A씨가 부동산 경매 사업을 벌인 것 같다”는 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 가족의 부채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기초생활지원대상자가 아닌데다 긴급생활지원을 받지 않은 점을 들어 은행 등의 과다한 빚에 허덕이다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와 부인 B(45)씨, 딸 C(12)양 등 일가족 3명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50분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현장에는 타다 남은 연탄, B씨와 C양이 노트에 적은 유서 5장이 발견됐다.
김씨의 유서에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 만기일이 오는 12일로 다가오면서 겪는 심리적인 압박과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는 "생활고로 힘들다. 혹시라도 우리가 살아서 발견된다면 응급처치는 하지 말고 그냥 떠날 수 있게 해달라. 뒷일은 남편이 해줬으면 한다"고 썼다. 이양은 "그동안 아빠 말을 안 들어 죄송하다. 밥 잘 챙기고 건강 유의해라. 나는 엄마하고 있는 게 더 좋다.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기에 슬프지 않다"고 썼다. 이양은 자신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 그림과 담임교사의 연락처도 남겼다. 경찰은 유서 내용을 봤을 때 모녀가 먼저 자살한 후 가장인 이씨가 뒤따라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검 결과 이들의 사인은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