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2웰다잉페어’ 장례박람회는 개막 기념으로 ‘염쟁이 유씨’를 공연한다. 누적 공연 1천700여 회, 관람객 30만 명 돌파. 2004년 초연 이래 국내 연극의 손꼽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염쟁이 유씨(氏)’의 실적이다. 이 작품은 배우 유순웅(49)의, 유순웅에 의한, 유순웅을 위한 연극이기도 하다. "염쟁이 유씨"는 배우 혼자 극을 이끌어가는 모노드라마 형식의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노련미 묻어나는 연기력과, 중간중간에 관객들의 호응과 참여로 90분 동안 진행되는 연극이 지루할 틈이 없다. 유氏는 조상대대로 염을 업으로 살아온 집안에서 태어난 염쟁이다. 평생을 염을 하며 여러 양태의 죽음을 접하다 보니, 그로 인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또한 남다른 유氏.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일생의 마지막 염을 하기로 결심하고, 몇 해 전 자신을 취재하러 왔던 기자에게 연락을 한다. 유氏는 기자에게 수시로부터, 반함, 소렴, 대렴, 입관에 이르는 염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겪어왔던 사연들을 이야기 한다. 조폭 귀신과 놀던 일, 오로지 장삿속으로만 시신을 대하는 장의대행업자와의 관계, 자신이 염쟁이가 되었던 과정, 아버지의 유산을 둘러싸고 부친의 시신을 모독하던 자식들의 한심한 작태, 그리고 자신의 아들 이야기로 이어진다. |
“8년 정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은 결국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공연에서 사랑이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인데 그에 못지않게 죽음 또한 누구나 한 번쯤 공감할 수 있는 주제죠. 어둡고 무거운 죽음을 이야기하되 즐겁게 풀어낸 것이 인기 비결인 것 같아요.” 유 씨는 죽음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죽음은 또 하나의 삶이고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결국 죽음이라는 것. 이 작품 또한 주제는 죽음이지만 시종일관 사람 사는 이야기로 풀고 있다고 했다. 염쟁이 유씨는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왔다가 한번 가는 것이고,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죽음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떠나게 될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정말 무서운 것은 귀신이나 죽은 시체가 아니라 산 사람들이고, 두려워해야할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 그 자체다.“ 연극 인생 30년의 유씨는 지난 2003년쯤 아는 작가와 공동으로 이 작품을 기획했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다 보니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연극 공부도 새로 할 겸 1인극을 준비한 것. 2004년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초연한 이래 관객들 반응이 뜻밖에 좋았다. 전국의 각종 연극제와 지역축제 등에 참가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2006년 서울국립극장의 ‘배우열전’을 통해 서울 대학로에도 진출해 "전국구" 작품이 됐다. |
* 한편 애초에 계획되었던 "양주상여와 회다지소리" 공연은 사정에 의해 취소될 것으로 예상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