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울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50대 이상 중년층과 노인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2013년 건강보험 급여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려 병원을 찾은 진료인원은 2009년 55만5528명에서 2013년 66만4616명으로5년새 10만9088명(19.6%) 늘어났다. 이에 따른 총진료비도 2009년 2135억원에서 2013년 2714억원으로 579억원(2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진료를 받은 환자를 성별 점유율로 살펴보면 2009년 여성 환자는 남성환자에 비해 2.28배 많았고 2010년 2.28배, 2011년 2.23배, 2012년 2.21배, 2013년 2.18배로 나타나 좀처럼 여성 환자 비율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남성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5.4%, 여성은 4.2%로 남성 환자가 좀더 급속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병원을 찾은 진료인원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70대 이상 노인층이 22.2%로 가장 많았고 50대가21%, 60대가 17.6%로 나타나, 50대 이상 장·노년층이 60.7% 를 차지했다. 반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20대 미만은 4.6%, 20대는 7.6%로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70대와 50대가 최근 5년새 진료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5년새 5만3552명과 3만5013명이 늘었다. 이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의 증가와 베이비 부머 세대가 50대에 진입하면서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40세 이상 여성 진료인원은 전체 진료인원의 53.5%를 차지하는데 이는 폐경고 자녀들의 독립에 따라 느끼는 허무감과 우울감이 원인이라고 심평원 측은 분석했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의욕저하를 수반하는 질환으로 수면장애나 불안, 성욕과 집중력 저하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우울증은 자살과 같은 극단적 결과를 낳기도 하는데 2013년 국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1만4427명으로 10만명당 29명에 이른다. 성별로는 남성이 1만60명, 여성은 4367명으로, 남성이 2배 이상 많다. 심평원은 남성의 자살 사망률이 높은 것은 여성에 비해 치료를 기피하고 더 치명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에 따른 감원처럼 경제적 압박에 따른 우울증이 많고 자존심이 강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술로 의지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자살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은 정신과 치료와 약물요법으로 좋은 효과를 낳을 수 있고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적극적 치료를 통해 여유를 가지고 일상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술이나 약물은 피하고 걷기와 조깅, 수영 등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