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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60년만에 귀향한 대한제국 국새ㆍ어보

한국전쟁 때 자취를 감췄던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60여 년 만에 미국으로부터 반환됐다. 고국으로 돌아온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 등 인장 9과를 공개하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특별전은 13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과(顆)’는 인장을 세는 단위다. 이번에 공개되는 인장 9과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만든 국새 ‘황제지보(皇帝之寶)’ ▲순종이 고종에게 존호를 올리면서 만든 어보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등 대한제국 황실과 조선 왕실의 것이다.


국새와 어보는 대한제국 시기 황제국의 위엄을 널리 알리고, 자주적인 국가를 세우고자 노력했던 당시의 노력이 담겨 있는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이외에도 헌종(1827~1849년)이 개인적으로 수집해 사용한 조선 왕실의 사인(私印)인 ‘보소당(寶蘇堂)의 인장’ 등도 함께 환수돼 공개된다. 이번에 환수된 국새 등 대한제국 왕실 인장은 한국의 문화재청과 미국의 국토안보수사국(HSI)의 공조 끝에 지난해 압수한 것이다. 문화재청 등 정부 기관과 양국 국회의원, 국내외 민간단체 등의 노력으로 애초 반환 시기보다 2개월 정도 앞당겨 지난달 25일 미국 대통령 방한 일정 시 반환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인장 9과를 넘겨받는 것으로 반환 절차가 마무리됐다.



다음은 환수된 대한제국 왕실 인장 9과 설명.


◆황제지보(皇帝之寶)는 1897년(광무 원년)에 제작됐다. 교명(敎命)・교서(敎書)・교지(敎旨)에 사용한 국새다. ‘황제의 나라’임을 천명한 대한제국 선포 이후부터 국새로 사용된 황제지보는 훈기(勳記, 훈장서훈 사유)와 친임관칙지(親任官勅旨, 국왕이 직접 임명하던 관직) 용으로 제작됐다.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는 1907년(융희 원년)에 제작됐다. 1907년(융희 원년) 순종황제(1874~1926년)가 고종황제(1852~1919년)에게 ‘수강(壽康)’이란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한 어보(御寶)다. 8각의 측면에는 주역(周易)의 팔괘(八卦)를 새겼는데, 이와 같은 어보는 조선과 대한제국을 통틀어 희귀한 형식이다.

◆유서지보(諭書之寶)는 1876년(고종 13년) 경에 제작됐다. 조선시대 국왕의 명령서인 유서(諭書)에 날인해 사용한 인장이다. 유서지보는 세종대부터 고종대까지 사용됐으며, 대한제국 시대에는 ‘칙명지보(勅命之寶)’로 명칭이 바뀌었다.

◆준명지보(濬明之寶)의 제작 시기는 1889년 이후다. 준명지보는 세자 시강원 관원의 교지에 사용한 국새로, 1889년(고종 26년)부터 사용됐다. 이와 유사한 국새로 ‘흠문지보(欽文之寶)’ ‘명덕지보(明德之寶)’ ‘광운지보(廣運之寶)’ 등이 있다.

◆향천심정서화지기(香泉審定書畵之記)의 제작 시기는 19세기 전반(헌종 연간)으로 추정된다. ‘향천(香泉)’은 헌종의 호로, 헌종이 수장했던 서화작품에 찍었던 인장이다.

◆쌍리(雙螭)의 제작 시기는 19세기 전반(헌종 연간)이다. 왕실의 사인(私印)인 보소당 인장으로, 원형의 두 마리의 용을 단순화해 도드라지게 조각한 것이 특징이다.

◆연향(硯香)의 제작 시기는 쌍리와 마찬가지로 19세기 전반(헌종 연간)이다. 보소당 인장으로, 사각형 인장 위에 거북모양 뉴(紐)를 얹고 ‘벼루의 향기(연향, 硯香)’라는 뜻의 두 글자를 음각으로 새겼다.

◆춘화(春華)의 제작 시기는 쌍리, 연향과 같은 19세기 전반(헌종 연간)이다. 보소당 인장으로, 단순한 사각형 인장에 음각으로 ‘봄의 꽃’이라는 뜻의 두 글자를 새겼다.

◆우천하사(友天下士)의 제작 시기는 19세기 전반(헌종 연간)이다. 헌종의 당호(堂號)인 보소당(寶蘇堂)에 수장돼 있는 도서에 사용한 왕실수장 인장이다. ‘세상의 선비들과 벗함(우천하사, 友天下士)’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한편  지난 4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한제국 국새를 직접 반환하게 되기까지는 당시 미국 유학생이었던 육군 일병의 제보가 결정적 공헌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육군 20사단 청룡대대에 근무 중인 석기찬(30) 일병이 주인공. 석 일병은 14일 “내 나라 국보를 온전히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그 시작을 제가 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환히 웃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대한제국 국새 반환 특별전’ 개막식에서 시민단체인 ‘문화재 제자리찾기’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2010년 3월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석 일병은 역사 연구가인 부친과 인연이 깊은 ‘문화재 제자리찾기’를 돕기 위해 미국 국가기록물보존소에서 6·25전쟁 당시 불법 유출된 문화재 현황을 기록한 자료인 ‘아델리아 홀 레코드’를 통해 명성황후의 양탄자와 이순신 장군 검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 ‘아델리아 홀 레코드’는 미 국무부 관리인 아델리아 홀이 1950년대 미국 내로 불법 반입된 해외 문화재에 대해 미국 정부가 경위를 조사하고 반환 과정을 기록한 문서다.


석 일병은 자료 검색 중 ‘국새(KOREA SEAL)’라는 글자와 도장 모양의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고 귀중한 자료임을 직감했다. 자료의 외부 유출이 금지돼 있었지만 기지를 발휘해 기록물보존소 관리자에게 한국 유학생이라 밝히고 논문 자료로 쓰겠다고 복사했다. ‘문화재 제자리찾기’에 보낸 자료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문화재청에 알려지면서 4년 만에 국새와 어보 등 9과가 60년 만에 귀환하는 엄청난 결실로 이어졌다. “문화재를 되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피부로 느꼈다”는 석 일병은 “특별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시작한 일이 특별한 일이 돼버렸다. 기쁘고 놀랍기보다 당연한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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