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경상병원은 오성광 전 이사장과 한상섭 관리이사가 200여 억 원의 병원 자금을 횡령, 유용하는 등 경영 비리를 저질러 지난 4월 업무상배임죄, 업무상횡령죄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에 노조는 병원 경영을 이들에게 맡길 수 없다고 판단, 노사합의로 한상섭 관리이사는 보직해임, 오성광 이사장은 사임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측은 “자금유용을 인정하고 상환 계획서를 5월 말까지 제출, 경영투명성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의 경영 비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측은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면서 오성광 전 이사장의 측근을 배치하고 동생인 오성환 씨를 상임이사로 올렸다. 이에 노조가 강력히 항의하자 △노사합의사항 준수 및 노조 측 선임 회계감사 시행 △유용자금 상환 위한 법적 조치 시행 △오성환 상임이사 정영봉 이사 등은 노조와 충분한 협의 후 경영참여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노사협약이 이행되기는커녕 사측은 지난 9월 14일 일방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 갈등은 더욱 증폭되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0일, 합법파업에 돌입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은 협상에 임하기는커녕 용역반원들을 고용해 조합원들이 농성하고 있는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파업에 들어간 10일 오후 5시 40분 경 용역반원 15명과 구사대 30여 명이 3차례에 걸쳐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자행했으며, 14일 새벽에는 용역반원 70여 명을 동원해 조합원 30여 명을 폭행해 병원 로비 밖으로 끌어낸 것에 이어 16일 새벽 0시 40분 조합원들이 잠들어 있는 파업농성장에 용역반원 70여 명이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와 조합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면서 로비 밖으로 끌어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상병원분회에 따르면 폭행과정에서 용역반원들은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고 폭행을 자행해 다수의 조합원들이 응급실로 이송되고, 여성조합원들의 경우 윗옷을 잡아당겨 상반신이 들어난 상태에서 로비 밖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이 상황을 겪은 여성조합원들은 “폭행과 성추행으로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으나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하고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조합원들에 대한 폭행 뿐 아니라 “현장에 복귀하면 임금을 지급하겠다”라며 조합원들의 임금을 체불했으며, 노조 간부 및 대의원 27명을 고소하고 이들에게 1인당 9천 9백 만 원 씩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통장을 가압류 한 상태이다. ●의료연대노조 경상병원분회, “비리척결과 민주노조 사수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 경상병원분회는 “전 이사장과 이사들은 수 백 억 원의 경영 비리로 경상병원을 경영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고, 현 이사장과 이사들은 용역깡패를 동원해 조합원을 폭행하고 환자를 폭행하고 노조를 박살내려 하고 있다”라며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박경하 경상병원분회 분회장은 “사측은 경영 투명화를 추진하기는커녕 노조를 해체하면 교섭에 나서겠다며 대화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측이 교섭에 나서서 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박경하 분회장은 “이 문제는 단순한 단위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역단체와의 연대로 지역의 병원을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도 성명을 통해 “무엇보다 정신적 안정이 필요한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폭력만행을 저지른다는 것은 의료인으로서의 기본자세도 갖춰지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하고, “환자들의 안정과 직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과연 병원의 경영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경상병원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경영비리와 용역깡패를 동원한 폭력만행에 대해 경산지역 시민들과 노동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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