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화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고 최종현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종합 화장장례시설을 건설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종현 회장은 생전에 “서민을 생각해서라도 돈있는 사람들이 묘지를 너무 호화롭게 쓰면 안된다. 장묘문화 개선에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임종을 앞두고는 “내 시신은 매장하지 말고 화장하라”며 “ 앞으로 SK그룹은 훌륭한 화장 시설을 만들어 사회에 기증하고 이를 통해 장묘문화 개선에 앞장서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1998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시신은 유언대로 화장했고 이는 화장을 꺼리던 재계 인사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신선한 충격을 줬다. SK그룹은 최회장 타계 8주기를 맞아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에 화장시설인 ‘행정도시묘지공원’을 지어 조건없이 무상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 연기군 남면 고정1리에 조성되는 ‘행정도시 묘지 공원’은 모두 10만8천평 규모. 땅은 토지공사에서 대고 SK그룹은 약 4백억원을 투입해 화장장(화장로 10기), 납골당(3만여기), 납골평장묘역(2만여기), 장례식장, 옥외 납골시설 등을 갖추기로 했다. 올해말부터 설계 공모에 들어가 내년 3월까지 설계안을 확정하고, 내년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완공 시점은 2009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SK그룹은 이 시설을 행정도시건설청에 아무 조건 없이 기부키로 했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 7월 이춘희 행정도시건설청장을 방문해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이를 사회공헌 차원에서 구현하기 위해 화장장 등 행정도시묘지공원에 필요한 장묘시설 일체를 건설해 기부하겠다”며 사업의향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공사, 행정도시건설청, SK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 중 행정도시건설청에서 모임을 갖고 ‘행정도시 묘지공원’ 장묘시설 건설에 따른 사업 협약서를 교환할 예정이다. SK그룹은 고인의 뜻에 따라 하는 사업이라 생색내기용으로 언론에 공표하고 싶지 않다며 완공후 토지공사 사장과 행정도시건설청장 등이 참석한 테이프커팅조차 마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SK그룹에서 제출한 사업의향서는 이미 검토 작업을 마친 상태로 부지매입 등 묘지공원 조성에 필요한 시설외적인 부분은 한국토지공사에서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을 생각하는 고인의 아름다운 정신이 후손들에 의해 오랫동안 계승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